[美 트럼프 시대] “내가 숨은 표” 무슬림 여성 이민자의 고백 기사의 사진
이민자 출신 무슬림 여성 지식인이면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찍은 사람이 있다. 모든 조건이 민주당 지지 성향인데도 공화당의 아웃사이더 트럼프를 택한 것이다. 아스라 노마니(51·사진)는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자기 고백을 실었다. 여성과 유색인종, 이민자 등 마이너리티 집단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확실하게 밀어주지 않은 이유를 일부 엿볼 수 있는 글이다.

4살 때 인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노마니는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로 일했고 현재 조지타운대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자신을 ‘조용하고 비밀스러운 트럼프 지지자’라고 소개했다. 트럼프의 막말이나 극단적인 공약 때문에 그를 지지하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샤이(shy·부끄러워하는) 트럼프 유권자’ 중 한 명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노마니는 자신이 트럼프 지지자라고 하면 흔히 연상되는 인종차별주의자나 편견이 심한 사람, 국수주의자, 백인지상주의자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낙태와 동성결혼, 기후변화 이슈에 대해서는 민주당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선택했던 노마니는 이후 8년 동안 생각이 크게 바뀌었다. “나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하에서 보험료를 낼 여유가 없는 싱글마더이고, 오바마의 주택담보대출 프로그램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 오바마 정권 8년간 내가 사는 버지니아주 시골 마을의 보통사람들은 여전히 나처럼 겨우 먹고 살 만큼만 벌며 아등바등 살고 있다.”

노마니는 또 이슬람 극단주의를 경험한 진보적 무슬림으로서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정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재단이 IS를 은밀하게 지원하는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는 폭로를 접하고 클린턴에 대한 지지를 거뒀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의 음담패설과 미-멕시코 간 장벽 건설, 무슬림 입국 금지 계획에는 반대하지만 트럼프와 지지자들을 악마로 만드는 정치적 과장은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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