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시리즈(3)] G2, 패권경쟁 줄고 통상마찰은 격화?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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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의 미국호 출범 이후를 바라보는 중국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중국은 대선 전부터 중국을 잘 알고 중국 봉쇄를 목적으로 한 ‘아시아 재균형’(피봇 투 아시아:Pivot to Asia) 정책의 주창자였던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우려해 왔다. 특히 클린턴은 중국의 인권과 민주주의 파괴 문제에 누구보다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다. 그렇다고 중국을 잘 모르는 트럼프가 만만한 상대라는 얘기는 아니다. 트럼프의 등장은 중국에 기회가 될 수도, 도전이 될 수도 있다.



‘아시아 재균형’ 정책·TPP 폐기로 中 영향력 확대?


미국 민주당과 클린턴의 외교노선은 대외 문제는 필요한 개입을 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확장해 나간다는 ‘국제주의’에 바탕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과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미국 국익을 최우선으로 두고 국제분쟁 개입을 자제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이자 ‘고립주의’를 표방한다. 트럼프는 지난 9일(현지시간) 승리 연설에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모든 나라를 공정하게 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든 미·중 관계는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기본틀이 깨지기 힘들다. 어디에다 방점을 두느냐의 문제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하에서 양국 관계는 협력보다는 경쟁이 더 부각돼 왔다. 클린턴이 대통령이 됐다면 오히려 경쟁이 더 강조됐을 수도 있다. ‘미국 우선’의 트럼프는 대외정책상에서 중국을 아시아와 중동이나 러시아, 유럽 등 전 세계 문제의 일부로 보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활동 공간이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리하이둥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도 “중국과 마찰을 빚던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점차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잃어 중국과의 분쟁 문제에서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트럼프는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폐기를 공언했다. ‘경제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로 불리는 TPP는 피봇 투 아시아의 핵심 도구였다. 미국이 TPP에서 발을 뺀다면 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미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필리핀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에서 벗어나 급격히 중국으로 기울고 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최근 중국을 방문해 중국산 해군 초계함 4척을 구매하고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트럼프 불확실성에 남중국해 갈등 우려

미·중 관계에 낙관론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특유의 불확실성은 가장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버크넬대 주즈췬 교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국과의 관계는 차기 미국 대통령의 우선순위도 아니고 중국 정책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주 교수는 “경기침체 등 본인이 집중하는 미국 내 문제가 벽에 부딪힐 경우 중국을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양국 간 긴장은 고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중국해 문제도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국이 남중국해를 요새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의 국방 분야 선임 자문역인 알렉산더 그레이는 최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말뿐인 항행의 자유가 아닌 해군력 확대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항행의 자유를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이는 미 외교 잡지 포린폴리시의 ‘도널드 트럼프의 힘을 통한 아시아·태평양 평화 구상’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서도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를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목소리만 컸지 실제 군사력으로 뒷받침하지 않음으로써 중국의 공격성과 지역 불안만 키웠다”면서 군사력 증강과 사용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다.

중국도 남중국해 문제에 있어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미·중의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진찬룽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현재 남중국해 위험성은 미국이 조성한 것”이라면서 “미국이 간섭한다면 중국은 강하게 되받아칠 것이고 갈등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역분쟁 우려 증폭, 실행가능성은 의문

트럼프의 경제정책 기조는 보호무역을 근간으로 한다. 특히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중국산 수입품에 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대미 최대 흑자국인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45% 관세 부과가 현실화될 경우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4.8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중국에서는 중국을 향한 트럼프의 강도 높은 발언이 선거용으로 실제 실행에 옮겨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도 피해를 볼 수 있다. 환율조작국 지정 문제는 이미 미 재무부가 발표한 보고서상에서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미국이 화학 철강 등 중국의 특정분야 제품에 반덤핑, 반보조금 등 징벌형 관세를 늘려갈 가능성은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양안 관계 불확실성 증가… 대만도 긴장

‘안보 무임승차론’ 주장… 무기 구매 요구 가능성

TPP 가입 물거품 위기… 中 영토문제 압력도 거세



중국과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대만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에 긴장하고 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트럼프 당선 직후 축하 전문을 보내 “당파를 불문하고 대만은 미국과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이 총통은 특히 “대만과 미국은 양국 우호를 공동 가치로 삼아 민주, 자유, 인권의 공동 신념을 바탕으로 지역 안정과 경제 번영, 국제협력을 강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한편으로는 각 정부 부처에 변화에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대만 언론은 전했다.

대만은 차이 총통 정부 출범 이후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인정하지 않고 중국과 거리를 두면서 미국, 일본에 접근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 트럼프 정부의 고립주의와 보호무역 정책은 차이 총통 정부의 기본 구상을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다.

중국의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1일 쑨원(孫文) 탄생 150주년 기념식에서 대만을 향해 “중국 영토를 분열시키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대만 탐캉대 황제정 교수는 “트럼프의 당선으로 우리는 엄청난 숙제를 안게 됐다”면서 “예측이 힘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고 우려했다.

대만 정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추진해 왔지만 트럼프의 TPP 반대로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그렇다고 중국에 머리를 숙이며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가입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아 진퇴양난이다.

트럼프가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를 비난해 왔기 때문에 미국이 필요하지도 않은 무기를 강매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랴오다치 대만 중산대 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이 과거의 먼로주의로 돌아가 국제현안 개입을 자제하면서 양안관계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는 과거 미국 민주당 정부처럼 대만을 협력 방어하기보다는 대만에 더 많은 미국 군사무기를 구매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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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그래픽=이석희 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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