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폐장 38년 논란 결론내자 <2부>] 최종 처분장 못 구한 獨·日, 원자력 포기에 걸림돌 기사의 사진
지난해 3월 독일 렘링겐 아세 소금광산 지하 658m 지점에 설치된 수분 저장시설 곳곳에 누수지점이 빨간색 동그라미로 표시돼 있다. 1만1000ℓ에 달하는 물을 하루 2회 펌프를 이용해 지상으로 끌어올리지만 최근 수분의 양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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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사실상 ‘원자력 포기’를 선언한 두 나라가 있다. 사고 당사국인 일본과 독일이다. 원전 48기를 운영하던 일본은 사고 이후 2기만 재가동하고 있다. 독일도 원전 17기의 가동을 2022년까지 중단키로 결정했고, 현재 9기만 운영하고 있다. 독일과 일본은 원전 대신 재생에너지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독일은 2025년까지 45%로, 일본은 2030년까지 24%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두 나라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다. 원전 건설을 중단하거나 기존 원전을 폐로한다 해도 수십년간 쌓여온 핵연료는 여전한 골칫거리다. 독일과 일본 모두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 부지를 물색하고 있지만 주민 반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기존에 건설한 중·저준위 방폐장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당장 매립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려 있다.

탈핵 선언한 독일의 딜레마

1977년 독일정부는 서독의 변두리에 위치한 고어레벤 지역을 핵연료 영구처분장 부지로 선정했다. 고어레벤 내에 위치한 300∼3500m 깊이의 소금광산이 폐기물 저장소로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1979년 지표 탐사, 83년에는 지하 탐사가 이어졌지만 지역주민 600여명은 격렬히 반대했다. 소통 없는 정부의 일방적 결정이라는 주장이었다.

해법 없이 갈등만 증폭되는 와중에 2008년 고어레벤에서 남서쪽으로 150㎞ 떨어진 아세(ASSE) 소금광산이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1900년대 중반까지 광산으로 운영되던 이곳은 1967년 핵폐기물 저장소가 됐다. 1978년까지 총 11년간 원전 작업 중 발생한 오염된 작업복 등 중·저준위 폐기물 10만t이 차곡차곡 쌓였다. 저장 드럼 수는 12만6000개나 된다. 독일정부는 광산 내 물을 모아 버리고, 광산 내 텅 빈 공간을 시멘트로 채우고 있지만 부식을 막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3월 기자가 방문한 아세 광산 내부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광산 지하 490m 지점에 다다르자 3m 넓이의 텅 빈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아네트 파리츠 아세 광산 대변인은 “광산으로 유입된 물에 의해 소금이 녹아 생긴 구멍”이라며 “크고 작은 빈 공간을 매일 메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광산 지하 658m에는 광산 내로 유입된 물을 따로 저장해두는 시설이 가동 중이다. 1만1000ℓ에 달하는 물을 하루 두 차례 펌프를 이용해 지상으로 끌어올린다. 그러나 물탱크 바로 옆 천장에선 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었다.

결국 독일정부는 2010년 1월 10년에 걸쳐 40억 유로(약 5조748억원)를 들여 폐기물을 지상으로 옮기기로 결정했지만 후보지는 정하지 못했다. 이나 슈텔이에스 독일연방 방사선보호청 대변인은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하루빨리 폐기물을 옮겨야 하지만 아직 장소를 찾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아세 광산 사태는 고어레벤에도 영향을 미쳤다. 35년이 넘는 저항 끝에 2013년 7월 독일은 부지선정법을 새로 제정하고 고어레벤을 포함해 핵폐기장 부지를 다시 물색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정부와 의회가 정한 기한은 2031년까지다. 그러나 목표 기한이 15년가량 남은 지금도 아무런 진척이 없다. 독일 일각에선 핵폐기물 저장소가 마련되지 않으면 폐로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처리’ 일본도 영구처분장은 첩첩산중

일본은 프랑스처럼 사용후핵연료봉에서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꺼내 가공을 거쳐 재사용하는 ‘재처리’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의 중간저장시설 개념은 우리와는 조금 다르다. 우리에겐 최종처분장이 없어 잠시 폐기물을 모아두는 공간이지만 일본은 재처리 공정을 거치기 전 핵연료를 모아두는 곳을 중간저장시설이라고 한다.

일본은 2005년까지 프랑스와 영국 등에 재처리를 위탁해오다 로카쇼무라 지역에 재처리 시설을 아예 건설했다. 연간 우라늄 800t을 재처리할 수 있는 공장이다. 건설에는 무려 2조1930억엔(24조438억원)이 들었다. 그러나 재처리 시설은 현재 돌아가지 않고 있다. 2006년부터 시험운전을 시작했지만 안전·기술 검증이 끝나지 않아 2018년 상반기부터 가동될 예정이다. 법령 정비, 시설 점검 등을 이유로 무려 20여회나 연기된 결과다. 현재로선 도카이무라 재처리 공장에서 재생산하는 소량을 제외하곤 자체 재처리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간저장시설도 현재 건설돼 있다. 아오모리현 무쓰시에 위치한 이 시설은 로카쇼무라 재처리 시설로 가기 전 핵연료를 저장하기 위한 곳이다. 2010년 건설을 시작한 중간저장시설은 후쿠시마 사고로 1년간 공사가 중단된 후 2013년 완공됐다. 연간 배출되는 1000t의 핵연료 중 800t가량이 재처리될 경우 남은 200t을 임시 저장하는 시설로, 재처리될 때까지 열과 방사능을 낮추는 곳이다. 일본은 퇴적암 지역인 호로노베 등에도 지층처분연구시설을 설치하고 핵연료 매립을 위한 심부 지질 환경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재처리와 중간저장시설, 연구시설 외에 핵심 시설인 최종처분장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일본은 1976년부터 원자력위원회가 고준위방폐물 처분 검토를 시작해 2030년까지 고준위폐기물처분장 최종 부지를 선정하고 2040년 운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었다.

일본은 2002년 부지공모 후 지자체가 자발적으로 응모토록 인센티브를 내세웠다. 해마다 보조금 20억엔을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2007년 토우요우초 지역이 응모했다 주민 반대로 갑자기 철회한 이후 정부도 방향을 바꿨다. 지난해 5월부터는 원자력위원회의 검토를 통해 처분장 건설이 가능한 지역을 선정한 뒤 지자체의 동의를 받는 식이다. 지난 7월부터는 고베와 나가노 등 7개 지역을 대상으로 심지층 처분 세미나를 진행 중이지만 결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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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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