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신성환] 흔들리는 은행산업 활로는 기사의 사진
전 세계 주요 은행들의 PBR(주당순자산가치 대비 공모가)이 ‘1’에 미달하고 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JP모건, HSBC, BOA 등의 PBR은 각각 0.98, 0.79, 0.68에 머물고 있다. 은행의 PBR이 1보다 작다는 것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은행 주식가치가 청산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가치파괴’ 상황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4대 주요 시중은행의 2015년 말 기준 PBR은 0.45에 그치고 있다.

PBR은 ‘자기자본수익률(ROE)/요구수익률’로 분해할 수 있는데, 여기서 요구수익률이란 투자자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적정 투자수익률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치파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즉, PBR이 1 이상이 되기 위해서는 요구수익률 수준의 ROE가 달성되어야 한다. 2015년 말 기준 우리나라 4대 주요 시중은행의 ROE가 약 5.8%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시장이 평가하는 국내 은행업 투자자들의 요구수익률은 약 12.9%(=5.8%/0.45)로 추정된다. 즉 12.9% 수준의 ROE를 달성해야만 국내 은행산업이 ‘가치파괴’ 상태를 탈피해 정상화된다고 시장은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국내 은행들이 그 같은 수준의 ROE를 단기간에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지속적으로 ROE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함은 분명하다.

은행의 ROE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은행 경영진이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노력해야 한다.

첫째, 비용절감을 통해 ROE를 높이는 것이다. 인력의 효율화, 핀테크를 이용한 업무프로세스 효율화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단기적으로 ROE를 제고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국내 은행의 비용은 외국 은행에 비해 매우 경직적인 특징을 보이고 있는데, 특히 영업이익에서 판매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이익경비율이 2010년 0.41에서 2015년 0.58까지 상승하였다. 이처럼 이익경비율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것은 외국 은행과 비교할 때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향후 이익경비율을 조금 더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국내 은행의 비용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철저한 자기자본 관리를 통해 ROE를 제고하는 것이다. 자기자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할 때 단순한 규모 확대를 추구하는 은행의 영업행태는 ROE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철저한 위험관리 틀 하에서 수익 위주의 경영전략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셋째, 새로운 영업모델을 발굴하는 등 은행의 수입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비록 이런 전략은 단기적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업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기업가 정신을 갖춘 경영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국내 은행산업이 저수익 함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첫 번째 책임은 은행 경영진에 있다. 하지만 규제당국 및 국내 언론도 은행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는 데 협조해야 한다. 규제당국은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소비자 보호에는 만전을 기해야 하겠지만 은행의 업무영역에 대한 규제 등은 최대한 풀어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언론도 은행의 수익성 추구 노력에 대한 과도한 비판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행을 마치 공기업 취급하며 은행의 공공성만을 유독 강조하다 보면 우리나라 은행산업은 쇠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우리 경제는 외부 충격을 흡수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안전판을 잃게 된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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