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시리즈(4·끝)]  트럼프-푸틴 궁합에 속타는 유럽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전화통화에서 양국 관계를 개선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한 식당 외벽에 그려진 푸틴과 트럼프의 키스 장면을 묘사한 벽화와 이를 따라하는 연인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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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핵심적인 전략 관계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유지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나토 방위공약 준수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과 실제 통치가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에서도 미국과 다른 국가들의 군사·외교적 관계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나라에 안도감을 주는 발언이다. 그러나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가 내놓은 대외정책 발언과 공약대로라면 미국의 외교 지형도는 이전과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의 당선은 유럽과 중동의 많은 국가에는 ‘커다란 불확실성’을 의미할 수 있다.

러시아와 밀월관계로 가나

트럼프 당선을 반가워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는 러시아다.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흠모하는 등 친러 성향을 드러내왔다. 푸틴 입장에서도 ‘신냉전’이란 표현이 나올 정도로 첨예하게 갈등했던 미국 민주당 정권이 연장되는 것보다 ‘코드가 맞는’ 트럼프를 상대하는 게 낫다.

푸틴과 트럼프는 이날 전화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당선인은 러시아와 강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갖기를 바란다는 점을 푸틴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트럼프와 푸틴은 시리아 사태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시리아 문제는 트럼프 집권으로 미국 입장이 급변할 수 있는 부분이다. 6년째 지속되는 시리아 내전에서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 정부(바샤르 알아사드 정권)를 지원하는 반면 미국과 동맹국은 반군을 돕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대선 TV토론에서 “나는 아사드를 좋아하지 않지만 아사드는 (시리아 내에서)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죽이고 있고, 러시아와 이란도 IS를 죽이고 있다”고 말했다. IS 섬멸이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면 아사드, 러시아, 이란과 손을 잡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레바논 소재 아메리칸대학의 라미 쿠리 선임연구원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우는 트럼프는 시리아에서 푸틴과 협력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 트럼프의 집권이 오히려 푸틴에게 독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그동안 푸틴이 대미 적대 관계를 부각시킴으로써 국내 지지 기반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트럼프 당선으로 미국이 더 이상 적이 아니게 되면 지지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토 위기… 극우 집권 도미노 관측도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도 나토에 대한 미국의 결의는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불안하다. 대선 기간에 트럼프가 유럽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유럽을 더 이상 공짜로 보호해줄 수 없다”며 안보 비용을 부담하지 않으면 주둔 병력을 철수시키겠다고 호언했다.

푸틴에 우호적인 트럼프 때문에 유럽연합(EU)의 러시아 경제 제재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EU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분에 개입해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경제 제재를 취했고 지금까지 유지해 왔다.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진전된다면 EU의 러시아 제재 결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가 반(反)이민과 보호무역 강화라는 ‘고립주의’ 비전으로 미국 민심을 사로잡은 것이 유럽 전역에 ‘극우·포퓰리즘 도미노’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리 르펜 대표는 “트럼프 당선으로 나의 승리 가능성도 커졌다”며 “프랑스에서도 엘리트가 장악한 테이블을 국민들이 뒤엎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전선은 내년 4월 대선에서 무난히 결선 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 승리가 유력한 제1야당 공화당 주자들(알랭 쥐페, 니콜라 사르코지)도 이민자·난민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다음 달 4일 오스트리아 대선 2차 투표에선 극우성향 자유당 후보인 노베르트 호퍼가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트럼프는 딜 메이커(협상 해결사)여서 영국은 물론 유럽에도 좋은 일이 될 수 있다”며 트럼프의 집권을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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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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