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김기춘의 거짓말’… 최순실과 30년 인연 증언 나왔다

김기춘 “최순실 전혀 모른다”“최태민 한번도 접촉 안해”주장… 김종 “김기춘이 최순실 소개”

드러나는 ‘김기춘의 거짓말’… 최순실과 30년 인연 증언 나왔다 기사의 사진
국정농단의 현장에서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족적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최순실을 전혀 모른다”는 김 전 실장의 주장도 거짓일 정황들이 나오는 상황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다음 달 특별검사팀이 출범하면 그와 최씨 간 유착 관계, 국정농단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역할 등에 대한 집중수사가 확실시된다.

김 전 실장은 2013년 8월∼2015년 2월 청와대 2인자이자 ‘대통령의 그림자’로 불리는 비서실장을 지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부터 대를 이어 가신 역할을 했으며, 지난 대선 때는 친박(親朴) 원로 모임인 7인회 멤버로 활동한 현 정부 창립 공신이기도 하다. 최씨가 막후 권력이었다면 김 전 실장은 무대 위 실세였던 셈이다.

김 전 실장은 최씨와의 관계를 여전히 부인한다.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비서실장 하면서 그 사람이 국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그런 점에서 자괴감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또 “오늘날까지 최태민이나 최태민 가족을 접촉한 일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김종(55·구속)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검찰 조사에서 “차관 취임 초기에 김 전 실장의 소개로 최씨를 만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의 최측근 차은택(47·구속)씨는 송성각(58·구속)씨의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발탁 경위와 관련해 “송씨를 김 전 실장에게 소개해 줬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차씨의 은사 김종덕(59) 전 문체부 장관과 외삼촌인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공직에 발탁된 시점도 김 전 실장 재임 기간이었다. 이에 대해서도 김 전 실장은 “(김 전 차관이) 그렇게 진술했다면 정말 허위진술”이라며 “송성각 선임에 관여한 일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 전 실장은 일본차병원에서 면역세포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데 이를 연결시켜 준 곳이 최씨가 단골로 다닌 차움의원이었다. 당시 그는 치료비 50%를 할인받아 특혜 의혹도 일었다. 최씨 등에게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대리처방해 준 것으로 확인돼 고발된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을 2013년 8월 대통령 자문의로 위촉한 것도 김 전 실장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도 김 전 실장을 수사 대상 목록에 올려놓고 제기된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다만 “아직 소환 계획은 없다”고 했다.

검찰 수사는 일단 김 전 실장이 청와대 재직 시절 최씨와 접촉한 흔적이 있는지, 최씨의 전횡을 알면서도 방조·비호했는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와대에서 약 8개월간 그와 호흡을 맞춘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의 역할도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사정 당국 고위 관계자는 “향후 특검 수사의 핵심은 김기춘과 우병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국회 청문회의 증인으로도 채택된 상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김기춘은 피할 수 없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부두목으로 밝혀지고 있다”며 검찰의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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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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