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히스토리]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젠 투자 영역이다 기사의 사진
2003년 태풍 ‘매미’의 피해를 입은 지역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기업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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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이 찾아오면서 소외된 이웃을 돌보기 위한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히 경제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물질 기부가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직원들의 능력을 활용한 재능 기부나 특정 계층 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 등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특화 분야를 살려 사회공헌활동에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사회공헌도 ‘기업 경쟁력’ 인식 확산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란 용어에서 나타나듯 일종의 책임경영으로 인식돼 왔다. 기업의 본질 가치인 ‘이윤추구 행위’를 하기 위해선 의무적으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최근 기업들은 CSR을 단순히 자선행위라고 여기지 않고 투자를 해야 하는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CSR 활동은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들에게는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매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 경쟁력’의 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또 내부 구성원들에게는 조직 만족도와 신뢰를 향상시켜 직무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결국 기업경영 기반을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2016년 주요 기업·기업재단 사회공헌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기업 255개사가 한 해 동안 지출한 사회공헌 규모는 2조9020억5073만원으로 나타났다. 전년(2조7148억6467만원) 대비 6.8% 증가한 규모다. 기업 3곳 중 2곳(53.3%)이 사회공헌 지출을 늘리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13.3%)했다. 전년 대비 25% 이상 사회공헌 지출을 늘린 기업도 전체 27.1%에 달했다. 2012년에는 1조원 규모에 불과했던 지출 규모가 크게 성장한 것이다.

단순 기부 줄고 자체 사업 늘어

소비자들은 과거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었다. 일회성 선심 쓰기 행사라는 이유였다. 실제로 전경련에 따르면 2000년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액의 97%는 단순 ‘기부’였다. 주로 재해복구 활동이나 임직원 봉사활동 등 일회성 활동에 그쳤다.

그러나 사회공헌활동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시각도 변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주체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기획하고 시행하는 경우가 늘었다. 사회공헌 유형 중 ‘기부’ 비중은 2002년 79%로 떨어졌고 그 비율은 점점 줄어 2014년에는 39.8%, 2015년에는 38.2%까지 감소했다. 대신 자체 사업을 펼치는 기업이 늘었다. 2000년 당시 5%에 불과하던 기업 자체 프로그램은 2002년 21%에서 2014년 44.2%로 늘었고 2015년에는 48.2%까지 규모가 커졌다.

전경련은 보고서에서 “기업이 현금 및 현물 지원을 통한 일회적 사회공헌활동에서 보다 지속적·장기적·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예 전담 조직을 설치하는 곳도 늘었다. 2003년에는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 중 전담 부서를 두고 있는 곳이 26%(응답기업 202개 기준)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94.7%(응답기업 155개)에 달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기업 단독으로 진행하지 않고 외부 기관과 협력하는 사례도 생겼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100억원 규모의 공모 사업을 실시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재원이 없어 복지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사회복지기관이나 비영리 단체를 지원한다는 취지다.

SK그룹은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민간 사회공헌 연합체 ‘행복 얼라이언스’ 발족을 위한 협약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사회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과 단체들이 뜻을 모아 사회공헌 협력 모델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행복 얼라이언스에는 GS25, 동부화재 등 14개 기업과 학교 및 기관이 참여했다.

기업 특기 살린 ‘고객 참여형’ 진화

기업만의 행사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참여를 적극 독려해 의미를 더한 사회공헌활동도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2014년부터 진행된 한국야쿠르트 ‘기부하는 건강계단’은 대표적인 소비자 참여형 활동으로 꼽힌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이용자당 10원의 기부금이 적립돼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기부문화를 조성했다는 평가다. 2014년 서울 중구 서울시민청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서울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에도 건강계단이 설치됐다. 이를 통해 모인 기부금은 홀몸노인을 위해 사용된다. 소비자들이 기부에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소비를 통해 나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코즈(Cause·명분) 마케팅’을 적용한 사례들도 있다. 소비자들이 기부를 위해 따로 지갑을 열지 않아도 기부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유형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줄 수 있고 매출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착한 마케팅’으로 불리기도 한다. 코즈 마케팅은 글로벌 신발 업체 ‘탐스(TOMS)’가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빈민국 아이들에게 똑같은 신발 한 켤레를 기부하는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확산됐다.

국내에서는 CJ푸드빌 뚜레쥬르가 전개하는 ‘착한빵 캠페인’이 있다. 2014년 9월 뚜레쥬르가 론칭한 ‘착한빵’은 빵 2개가 팔릴 때마다 단팥빵 1개가 적립돼 아동복지시설 등 사회 취약계층에 기부하는 캠페인이다. 매월 두 번째 금요일을 ‘착한빵 나눔데이’로 지정하고 전 임직원이 아동복지시설을 직접 방문해 단팥빵을 전달한다. 지난 8일에는 전북 고창 지역 특산물인 흑보리를 활용해 농가 상생의 의미를 더한 ‘흑보리 찰도넛’과 ‘쫄깃한 흑보리 곡물브레드’ 2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기업이 기존에 하고 있던 사업을 활용해 사회공헌활동에 적용하는 사례도 있다. 호텔신라는 관광제주 음식문화 경쟁력을 강화하고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재기의 발판을 제공하는 ‘맛있는 제주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기업이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지역사회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는 취지다. 메뉴 조리법, 손님 응대 컨설팅, 주방 설비 지원 등을 통해 호텔신라 영업 노하우를 전수한다. 2014년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 17일 16호점 문을 열었다.

CJ올리브네트웍스 올리브영은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에게 생리대를 무상 지원하는 ‘핑크박스 나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헬스&뷰티 스토어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자라나는 여성 청소년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생리대 이용을 주저하지 않도록 임직원이 직접 면생리대를 만들어 나눠주는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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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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