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석교인 51∼100명 ‘과도기적 교회’가 살길은?

‘평신도 교회 선택 조사’ 결과 대안 모색

출석교인 51∼100명 ‘과도기적 교회’가 살길은? 기사의 사진
은혜와선물교회 성도들이 지난 8월 서울 장충동의 한 빌딩에서 주일 예배를 드리고 있다. 출석교인이 80명 정도인 이 교회는 탈북·벤처 청년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작은 교회의 역할을 찾고 있다. 은혜와선물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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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가 지난 25일 발표한 ‘평신도 교회 선택과 교회생활 만족도’ 연구 조사에서는 출석교인 51∼100명인 교회의 불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교회의 70∼80%가 중소형 교회임을 감안할 때 이에 대한 활로 모색이 필요하다.

성장 or 미자립, 기로에 선 교회

51∼100명 사이의 소형 교회 성도들은 상대적으로 출석교회나 담임 목사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그래프 참조). 일반적으로 교회가 자립할 수 있는 최소 규모의 교인 수는 50명 선, 교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규모는 100명 선으로 본다. 51∼100명선의 교회는 다소 어정쩡하다. 정재영(실천신학대) 교수는 “미자립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정 상태도 아닌, ‘과도기적 교회’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소형 교회 목회자는 ‘1인 다역’

실제 51∼100명 사이의 교회에서 시무하는 목회자들은 하루하루가 버겁다. 충남 천안에서 10년 넘게 개척교회를 이끄는 50대 후반의 A목사 얘기다. 주일 예배를 드리는 성도는 60명 안팎. 주중 예배 설교부터 교인 심방, 경조사, 교회 각종 행정업무 등을 사모와 부교역자 한 명과 함께 도맡아야 한다.

그는 “마음 같아선 교회 건물도 새로 짓고 부교역자도 많이 써서 활발히 활동하고 싶지만, 교계 전반이 침체 분위기이다 보니 현상 유지만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3년 전 교회 앞 담장을 허물고 주차장을 만들어 동네 주민들에게 개방했다”며 “상황이 어려울수록 주민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인다”고 했다.

송용원(서울 은혜와선물교회) 목사는 서울 한복판에서 80명 정도의 성도와 함께 3년째 개척교회 목회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작은 교회 목회자일수록 일거수일투족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면서 “목회자의 경건과 더불어 건강하고 친밀한 성도들과의 관계 형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작은 교회의 ‘새로운 시도’들

국내·외에서 3차례 교회를 개척한 경험이 있는 송 목사는 개별 교회 건물이 없다. 주일에만 예배장소를 빌려 사용하는 그는 늘 새로운 시도를 한다. 송 목사는 몇 년 전 전문지식을 지닌 교인 몇 명을 주축으로 ‘벤처창업학교’를 열었다. 16주 교육과정을 마련했는데, 70명 넘게 몰렸다. 탈북대학생들을 위한 잔치를 열었더니 40여명이 넘게 왔다.

이들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지역사회·주민의 동참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것.

송 목사는 “작은 교회라 해서 지역 사회에만 기댈 필요가 없어지고 있다”면서 “오히려 교회의 체질과 (교인들의) 은사에 따라 여러 분야의 ‘영역사회’를 향한 섬김을 충분히 이어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안의 A목사는 “한국교회 대다수가 바로 작은 교회”라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목회자뿐만 아니라 이들 교회를 선택해 출석하는 성도들을 향한 관심과 응원, 격려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재영 교수는 “작은 교회 활동에 대해 몇몇 교회의 몸부림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하나의 존재양식과 교회 문화로 자리 잡게끔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글=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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