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학포럼] 유전학+게놈프로젝트 ‘정밀의학 시대’ 열다 기사의 사진
“다가올 바이오 헬스시대에는 빅데이터에 의한 질병 예측을 통해 수명이 연장되고 암 생존율이 증가할 것입니다.”

서정선 서울대의대 유전체연구소장(마크로젠 이사회 회장)은 30일 국민일보 빌딩에서 열린 ‘2016 미래의학포럼’ 첫 번째 세션에서 ‘바이오 의료시대 새로운 패러다임: 정밀 의료’를 주제로 발표했다.

서 소장은 “IT와 모바일이 주도하는 3차 산업혁명에 이어 사물 인터넷(IoT)과 로봇을 통한 연결성 확대가 보편화되는 4차 산업혁명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현실 세계와 사이버 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바이오 헬스시대에는 빅데이터에 의한 질병 예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밀 의학’에 대해선 “개인 유전정보와 생활습관, 환경 정보를 근거로 한 개인별 맞춤 의학”이라고 정의하고 “유전체 정보, 전자의료기록(EMR), 모바일헬스(Lifelog) 정보를 빅데이터 기술로 처리해 질병을 예측한다”고 설명했다.

서 소장은 “정밀의학은 유전학 150년 역사와 ‘인간 게놈(Genome)프로젝트’ 이후 15년이 만든 합작품”이라고 단언했다. 인간게놈 프로젝트는 사람 유전체 안에 있는 약 30억 염기쌍이 어떻게 배열돼 있는지 밝혀내 질병을 예측하는 작업으로 1990년부터 국제 공동 연구로 시작됐다.

서 소장은 “정밀 의학의 단기 목표는 암”이라면서 “개인 유전체 정보에 기반한 정밀 암 면역 치료가 대표적”이라고 소개했다. 미국은 2020년 완료를 목표로 ‘암 탐사 계획(Cancer Moonshot 2020)’을 올해 시작했다. 이는 10만명의 암 환자 게놈을 분석하고 그중 2만명을 대상으로 개별 암 특성에 맞는 면역 치료와 백신 개발을 시도하는 프로젝트다.

정밀 의학은 장기적으로 ‘약물 유전체’ 연구와 기타 만성병 치료를 목표로 한다. 약물 유전체는 유전자 분석을 통해 환자에게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 처방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약물 오남용을 막으려는 연구 분야다. 서 소장은 “이를 위해 100만명의 자발적 참여자(연구 코호트)를 구축해야 한다”며 자원 봉사자와 연구자, 의사가 함께하는 새로운 참여의학 모델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백롱민 분당서울대병원 부원장이 좌장을 맡고 정영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장, 김종원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유승준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이 패널로 참석해 논의의 장을 펼쳤다.

정영기 과장은 “정밀 의료를 ‘국가전략프로젝트’로 선정해 미래의료 패러다임 변화에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밀의료 연구·산업화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산업 생태계 조성을 중요과제로 꼽았다. 이어 일반인 최소 10만명의 정밀의료 자원을 수집해 연구·산업화 목적으로 개방하고 한국인 3대 전이암(폐·위·대장암)에 대한 맞춤형 진단·치료법을 개발하겠다는 구체적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지역사회나 직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정밀의료 기반의 건강관리 서비스도 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유승준 센터장은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 높은 의료 수준과 국민건강 데이터 등을 한국의 강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러한 우수 인프라의 활용은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유 센터장은 “정밀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등 융합신산업 형성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아울러 정부의 정책 지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마트한 규제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열어 주었으면 좋겠다. 정부가 판을 깔아주고 기업은 융합신산업 육성을 위해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종원 삼성서울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보험 수가, 연구 개발에 대한 부처 간 논리, 개인정보보호 등 정밀의료의 실질적인 문제들에 대해 지적했다. 김 교수는 “특히 유전체 정보가 개인정보가 되는지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며 “실제로 유전자를 기반으로 모든 진단 기준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것은 한마디로 규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규제를 낮추는 등 사회 규제 어뷰징(오남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정부는 민간산업에서 발전하는 것을 지원하면서 심사 역할로 전환해주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민태원 기자, 쿠키뉴스 박예슬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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