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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정의 삶의 안단테] 미개함 넘어 새로운 영적 희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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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어이없는 정치적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큰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났던 적이 있었는지 잘 모를 지경이다.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건대 지금이 새로운 시대가 오기 전의 가장 어둡고 어수선한 새벽이었으면 한다.

새로운 시대라면 대통령 한 사람이나 정치지도자 정도가 바뀌는 차원은 아니어야 한다. 지난 몇 주간, 분노와 슬픔이 일상을 어지럽히면서 엄청난 절망을 느꼈다. 그리고 슬펐다. 나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 나는 내 아이에게 ‘삶은 네가 몰라서 그렇지 복잡하고 치열하단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해서도 이런 식의 사회는 더 이상 지탱돼서도 용납돼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충분한 식량이 생산되는 21세기에 왜 우리는 굶어 죽는 아이들을 봐야 하는지, 또 경제 대국인 이 나라에서 기본적인 삶을 왜 걱정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될 때가 있다.

우리는 0.1초까지 시간을 쪼개며 최첨단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한참 옛날에나 있었을 법한 사건들을 동시에 겪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은 인류 문명사에 등장했던 무능하고 황당한 옛 사건을 상기시킨다. 양복을 입은 채 훌륭한 매너로 타인의 자산을 탈취하는 데 익숙한 사업가들도, 자신이 세운 교회의 세력을 유지하는 게 하나님의 뜻이라고 선전하는 성직자들도, 권력을 위해선 뭐든지 하고야 마는 정치가들까지 우리가 같은 시간을 살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언뜻 후한 인심처럼 보이는 ‘무한 고기 리필’이란 간판을 볼 때마다 나는 섬뜩함을 느낀다. 그 식당이 잘못이라는 얘기가 아니라, 그런 가치, 무한대로 재생 복제가 가능할 것이라는 사고방식이 슬프기 때문이다.

우리만이 아닌 세계 곳곳에서 비슷한 수준과 문제들을 보이고 있으니, 이제 모델로 삼을 만한 사회도 없는 듯하다. 다행이다. 우리 스스로가 자신감을 가지고 이상적인 인간과 사회의 모습을 추구하면 되니까 말이다. 나는 항상 한류가 좀 더 품격 있고 멋졌으면 했다. 홍익인간 같은 인류 공영의 가치를 전파하는 게 한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깊은 차원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땅에 구현하는 영적 가치를 심는 물결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업과 홍보성 한류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과 우리 사회 자체가 한류의 모델이었으면 한다.

탄핵, 하야, 개헌 등 우리가 당분간 겪어야 할 정국은 현기증이 날 정도다. 그러나 앞으로 누가 대한민국 정권을 잡든지 간에 확실한 것은 우리 모두가 이번 계기로 성장할 것이며 더 진보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 세상에서 150만 명이 모여서 축제 같은 의사표현을 하고, 또 거리가 그렇게 깨끗할 수 있는 나라는 결코 많지 않다. 잊지 못할 2016년의 송년엔, 이 폭풍우가 지난 후 우리 스스로에게 세계 역사에 영적 모델이 될 멋진 국가를 만들겠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선물하자.

임미정<한세대 피아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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