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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추미애 돌출행동, 균열 보인 탄핵… 이럴 때인가

“정파 이해관계 앞세우다간 결국 꼼수에 말려들게 될 것… 비박계는 끝까지 탄핵 의지 굽히지 말아야”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에 대해 야권은 꼼수란 평가를 내렸다. 박 대통령은 “물러나겠다”고 말했지만 야권은 “함정”이라고 해석했다. 이렇게 된 원인은 박 대통령에게 있다. 물러나겠다는 말조차 믿지 못할 만큼 신뢰를 잃었다. 1차 담화의 거짓 해명, 검찰 조사를 받겠다던 2차 담화의 번복은 대통령 말을 의심부터 하게 만들었다. 신뢰를 잃은 정치인의 입이 얼마나 초라해지는지 정치권은 똑똑히 기억해둬야 한다. 3차 담화가 꼼수였다면, 꼼수를 부린 건 박 대통령이지만 꼼수가 통하느냐 마느냐는 국회에 달린 문제다. 퇴진 일정을 마련해 사퇴시키거나 충분한 표로 탄핵해 쫓아내면 함정에 빠질 일은 없다. 두 방법 모두 정파 간 합의가 필요한데, 지금 국회는 꼼수가 통할 최적의 조건인 분열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 난기류의 중심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있다.

추 대표는 1일 아침 갑자기 새누리당 비박계인 김무성 전 대표를 만났다. 국민의당·정의당 대표와 야3당 탄핵 공조에 합의한 지 하루도 안 돼 돌출적인 독자행동을 했다. 그는 “(탄핵을 하면) 박 대통령이 1월 말까지는 사퇴하게 된다”며 대선 일정과 관련된, 그래서 정파적 유불리와 직결된 발언을 꺼냈다. 비박계에 탄핵 동참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했고, 두 야당은 반발했고, 같은 당 김부겸 의원조차 “당대표의 경솔함으로 탄핵연대에 난기류가 생겼다. 대표의 독단으로 문제가 생긴 게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에게도 뜬금없이 회동을 제안했다 거절당했다고 한다. 얼마 전에는 박 대통령과 단독 영수회담을 하려다 무산되기도 했다. 추 대표의 행보에 정치적 욕심이 보인다. 개인적 욕심과 특정 세력의 욕심이 중첩돼 있는 듯하다. 그러다 정말 함정에 빠질 수 있음을 어서 깨달아야 할 것이다.

국회는 이날 대통령 탄핵과 퇴진 문제를 놓고 하루 종일 요동쳤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2일 탄핵’, 국민의당은 ‘5일 탄핵’을 주장했고 새누리당은 ‘4월 퇴진-6월 대선’을 당론으로 정했다. 야3당 대표회담에서 2일 탄핵은 무산됐다. 이제 논점은 좁혀졌다. 박 대통령에게 하야의 기회를 줄 것인가, 탄핵으로 쫓아내야 마땅한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어느 쪽이 더 좋은가를 판단하면 된다. 비박계 의원들에게 권한다. 질서 있는 퇴진이 어려우면 반드시 탄핵을 해야 하고, 탄핵은 반드시 된다는 조건이 갖춰져야 박 대통령과 친박 집단이 꼼수 부릴 여지가 사라져 질서 있는 퇴진의 길도 열릴 수 있다. 비박계의 탄핵 의지가 중요하다. 3차 담화 이후 일부는 흔들린다는 얘기가 들린다. 앞으로 일주일간 여러 돌발 변수가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결국 탄핵해야 할 상황이 되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결코 굽혀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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