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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비주류도 ‘탄핵 카드’ 접나

탄핵 찬성 표단속 나섰던 비주류도 2일 탄핵 불발에 ‘로드맵 하야’ 추진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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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비주류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의원들이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 등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들은 회의 후 박 대통령을 향해 내년 4월 퇴진에 대해 입장을 명확히 해줄 것을 요구했다. 최종학 선임기자
새누리당은 1일 박근혜 대통령이 내년 4월 말 퇴진하고 6월 말 조기 대선을 치르는 방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탄핵의 ‘캐스팅 보터’인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도 야당과의 논의와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전제로 당론에 찬성했다. 탄핵에 반대한 주류 친박(친박근혜)계와 탄핵 단일대오를 구축하려던 비주류 의원들이 함께 ‘질서 있는 퇴진’을 추진하는 상황이 됐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안정적인 정권 이양과 최소한의 대선 준비기간 확보를 위한 가장 합리적인 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년 4월 말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시점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 당 소속 의원 전원이 박수를 통해 만장일치로 당론 채택했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곧 자퇴하겠다는 학생한테 굳이 퇴학 절차를 밟아야 하느냐”고도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박 대통령 탄핵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도 ‘4월 퇴진, 6월 대선’ 일정을 야당과 협의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비상시국위원회는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를 열고 내년 4월 퇴진 시점에 대해 박 대통령이 조속히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탄핵 찬성표 단속에 나섰던 비주류 의원들이 ‘로드맵 하야’를 우선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다.

비주류의 기류는 박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에서 국회에 ‘퇴진 로드맵’을 짜 달라고 요구한 뒤 바뀌었다. 여야 합의로 박 대통령 퇴진 시점을 내년 4월 30일로 정하고 박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면 탄핵 절차가 불필요해진다. 최장 180일이 걸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기간을 마냥 기다리는 등 불확실한 정치일정을 피해야 한다는 취지다.

비상시국위는 2일 오전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는 오는 5일 탄핵안을 처리하자는 야권의 ‘중재안’에 “응할 수 없다”고 반대했다.

다만 오는 7∼8일까지 야당과의 협상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면 9일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수그러들지는 않았다. 유승민 의원은 “여야가 서로 진지하게 협상을 해보고 협상이 되면 그 결론대로 가는 것”이라면서도 “협상이 안 되면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했다.

새누리당 비주류가 여야의 퇴진 시점 합의 가능성을 낮다고 보고 ‘탄핵 카드’를 슬그머니 접는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황영철 의원은 “박 대통령이 여당의 퇴진 일정 제안에 어떤 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비상시국위의 대응이 달라질 수 있다”며 “‘9일 탄핵’은 아직 살아 있는 카드”라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대통령이 여야 합의로 잡힌 퇴진 일정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도 우려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남경필 경기지사는 “대통령이 검찰 수사를 거부했듯 그때 가서 퇴진을 거부하면 어찌할 것이냐”며 “탄핵이 법치에 기초한 질서 있는 퇴진”이라고 주장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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