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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뭇매 맞을라… ‘방향 튼’ 비주류 전전긍긍

‘질서있는 퇴진’으로 선회 후 탄핵 거부로 비쳐질까 우려… 朴에 퇴진시점 밝히라 요구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2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오는 7일 오후 6시까지 명확한 퇴진 시점과 2선 후퇴 방안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조만간 퇴진 로드맵 논의를 위해 박 대통령과 면담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탄핵의 키를 쥔 비주류가 ‘질서 있는 퇴진’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즉각 하야(下野)를 외치는 민심과는 더욱 멀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누리당 비주류를 주축으로 한 비상시국위원회는 “7일 오후 6시까지 박 대통령이 퇴진 시점을 밝히지 않으면 9일 탄핵 표결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황영철 의원은 비상시국회의 뒤 “9일 탄핵소추안 상정 일정을 잡고 7일까지 최선을 다해 국회 합의안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대통령이 합의안을 거부하면 탄핵하면 된다”고 말했다.

비상시국위는 박 대통령이 3차 대국민 담화에서 퇴진 시점을 못 박지 않아 진정성 문제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은 “모든 국정을 총리에게 넘기고 퇴임을 기다리는 명확한 2선 후퇴의 모습을 천명해 달라”고 했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박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일정도 물밑 조율 중이다. 비주류 내에선 박 대통령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면담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중대 기로에 선 박 대통령으로서는 탄핵안 가결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비주류와의 논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비주류 입장에서는 탄핵을 추진했던 당초 입장에서 후퇴했다는 비판 여론이 부담스럽다. 유승민 의원은 “마치 탄핵을 거부하는 것으로 오해되는 부분은 바로잡았으면 한다”며 “여야 협상이 안 될 가능성이 높은데 그렇게 되면 탄핵 일정을 그대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상시국위는 박 대통령이 퇴진 시점을 명확히 밝힌 뒤에도 탄핵에 동참할지를 놓고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이 4월 말 퇴진 일정을 받아들이면 굳이 탄핵으로 갈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전 대표와 유 의원의 엇갈린 입장은 차기 대선을 앞둔 비주류 내 주도권 싸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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