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탄핵하세요, 안 창피합니까? ‘카톡 감옥’에 갇힌 與 의원들

네티즌 항의 문자·카톡 쇄도, 단체방 퇴장 땐 거듭 재초대… 표창원 ‘명단’ 공개가 부채질

탄핵하세요, 안 창피합니까? ‘카톡 감옥’에 갇힌 與 의원들 기사의 사진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쏟아지는 항의 전화와 메시지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하루 수백 통의 카카오톡·문자메시지·전화 3중 공격에 시달려 정상적인 업무가 어렵다는 호소도 나왔다.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갈무리(캡처)한 사진들도 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한 재선 의원은 2일 “새벽 1∼2시에도 전화가 온다. 자고 일어나면 수백통이 와 있다”면서 “테러가 따로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메시지 항의 사태는 최근 페이스북 등 SNS에 새누리당 의원들의 연락처가 통째로 유출되면서 시작됐다. 의원 보좌진이나 출입기자들이 편의상 정리한 의원들의 연락처 목록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새누리당 의원들이 탄핵 동참에 미온적 입장을 취하자 비난 여론이 확산됐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페이스북에 탄핵 반대 새누리당 의원 명단을 공개한 것도 항의 연락을 부채질했다. 한 의원실 관계자는 “전화번호가 유출된 이후 ‘탄핵하라’는 전화는 물론 ‘탄핵하지 말라’는 전화까지 쇄도하고 있어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을 갈무리한 사진들도 SNS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나갔다. 일부 네티즌들은 의원 여러 명을 단체 채팅방에 초대한 뒤 박 대통령 탄핵을 계속 종용했다(사진). 특히 단체 채팅방을 퇴장하는 의원들을 거듭 다시 초대하는 ‘카톡 감옥’이 연출되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은 전화번호를 이미 바꿨거나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어제 의원님들과 똑같은 일을 당하면서 홍위병들 앞세워 대중선동에 의한 문화혁명이 갑자기 떠올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전화번호뿐 아니라 주소가 공개돼 의원들 자택 앞으로 몰려가 시위하라는 선동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새누리당은 이날 표 의원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