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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봅시다] 대구 민심얻기, 정치적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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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발생한 대구 중구 서문시장 4지구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2일 막바지 잔불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발화 59시간 만인 2일 오후 1시8분쯤 완전 진화됐다. 뉴시스
지난달 30일 새벽에 발생한 대구 서문시장 화재가 2일 오후 1시8분쯤 완전히 진화됐다.

이번 화재로 4지구 상가 내 점포 679곳이 전소되고 건물 절반가량이 붕괴됐다. 상인들의 피해를 감안하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데 탄핵 위기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예고 없이 화재 현장을 방문하면서 민생 차원에서 풀어야 할 문제가 정치적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박 대통령의 방문이 지지층 결집을 겨냥한 행보로 해석되면서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이 촉발된 것이다.

새누리당과 정부는 2일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서문시장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키로 하는 등 기존 화재사고와 달리 발 빠르게 대응했다. 또 이례적으로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대구시 등 20개 기관이 참여하는 종합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범정부 차원의 지원도 잇따르고 있다. 국민안전처는 응급복구비용 지원을 위해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35억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시장 상인들의 국민연금 보험료를 최대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면 지자체가 부담해야 할 피해복구비의 상당 부분을 국비로 지원받게 된다. 대구시는 이번 화재 피해액이 1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화재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전례가 없어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2005년 서문시장에서 이번보다 많은 1000여개 점포가 불타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을 때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발생한 의정부 화재도 4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다쳤으나 특별재난지역 선포는 없었다. 피해규모와 지자체 재정능력 등을 까다롭게 따지기 때문이다.

안전처 관계자는 “서문시장 화재는 아직 피해 규모나 원인도 안 나온 상태라 뭐라고 하기 어렵다”면서도 “시장 화재에 대해 특별재난지역을 지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재난은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구분되며 시장 화재는 사회재난에 속한다. 태풍이나 산불 등 자연재난에 대해서는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예가 많지만 사회재난의 경우는 드물다. 사회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경우는 삼풍백화점 참사가 처음이며 최근 사례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때였다.

서문시장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더라도 박 대통령이 나서서 무리하게 결정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한편 화재 사고를 조사 중인 대구 중부경찰서는 목격자 진술과 주변 200여개 CCTV 영상 등을 확보해 발화 지점이 4지구 건물 남서쪽 1층 복도 내부인 사실을 밝혀냈다. 김남중 기자

대구=김재산 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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