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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탄핵 판 제대로 흔들었다”… 한광옥의 묘책?

‘정국 흐름’ 돌리기 주효 안팎

靑 “탄핵 판 제대로 흔들었다”… 한광옥의 묘책? 기사의 사진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 수사팀장으로 내정된 윤석열 검사가 2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고등검찰청에서 나오고 있다. 윤 검사는 특검 합류 의사를 밝혔다.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청와대 내부에서 “탄핵 판을 흔들었다”는 자평이 나온다. 탄핵 저지가 1차 목표였던 만큼 기대했던 효과는 거뒀다는 얘기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 진퇴 결정을 넘기면서 사퇴 시점은 정하지 않은 채 ‘여야 합의’ ‘법 절차’ 등 조건을 붙여 향후 선택지를 넓혀 놨다.

일주일 전만 해도 정해진 수순처럼 여겨졌던 2일 탄핵 표결은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9일을 탄핵 디데이(D-day)로 다시 정했지만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정치권은 이제 박 대통령이 본인 입으로 과연 사퇴 ‘시점’을 밝힐지에 주목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주류가 제시한 ‘7일 오후 6시’ 이전 간담회 등을 통해 4월 퇴진을 명시적으로 언급할 경우 탄핵 동력은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는 다음주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면담, 언론사 간담회 등을 검토하고 있다.

보통 대통령 담화문이나 연설문은 수석비서관실별로 내용을 추려 정책조정수석실이 취합,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게 순서다. 하지만 3차 담화는 그런 절차를 따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녹아있다는 점에서 친박(친박근혜) 중진의 조언이 반영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3차 담화문은 박 대통령이 직접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탄핵 흐름을 되돌려놓은 이후의 박 대통령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담화 이틀 만인 1일 대구 서문시장을 전격 방문했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고 선언한 뒤 처음 찾은 곳이 정치적 텃밭 중에서도 늘 열렬한 지지를 보내주던 서문시장이었다. 물론 민심은 싸늘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공개 일정을 재개했고 보수층 결집 신호도 확실하게 보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 박 대통령 지지율은 여전히 4%에 머물렀는데 영남권에선 반등 조짐이 보였다. 대구·경북(TK) 지지율이 전주 대비 7% 포인트 오른 10%로 집계됐다. 여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시장 상인들에게 좋은 소리 들으러 갔겠느냐”며 “한 달여간 칩거 후에 어떤 모습으로 국민 앞에 서는지가 중요했고 상징적인 장소를 찾아 최소한의 국정운영 동력은 회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은 한광옥 대통령 비서실장과 친박 중진 의원들의 합작품이란 평가가 많다. 한 실장은 한 달여 전 임명 당시만 해도 대통령 ‘심기 경호원’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지만 실제 역할은 그 이상이라고 한다. 한 실장은 매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해 현안을 챙기고, 이와 별도로 민정·정무·홍보수석과 수시로 만나 정국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 회의에는 박 대통령도 종종 참석한다고 한다. 한 실장과 세 명의 수석은 10월 말 박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전원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지시한 뒤 새로 인선한 멤버들이다. 당과의 가교 역할은 주로 허원제 정무수석이 담당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한 실장 등 신임 참모들이 대통령 의중만 좇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참모는 “박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이 거의 없는 한 실장이나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 특보를 지냈던 허 수석이 청와대 밖 날 선 민심을 있는 그대 전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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