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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왕좌왕 野, 가까스로 보폭 맞춰… 하루 만에 ‘9일 표결’ 원위치

오늘 새벽 탄핵안 발의, 가결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

우왕좌왕 野, 가까스로 보폭 맞춰… 하루 만에 ‘9일 표결’ 원위치 기사의 사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일을 놓고 우왕좌왕하던 야권이 결국 디데이를 9일로 정했다. 1일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2일→9일→5일’ 등 계속 혼란만 연출하다가 하루 만인 2일 다시 ‘9일 표결’로 유턴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박지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오전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 탄핵안을 ‘2일 발의, 8일 본회의 보고, 9일 표결’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하지만 국회 의사일정을 고려해 탄핵안은 3일 오전 0시를 갓 지난 시점에 발의됐다. 민주당 금태섭 대변인은 “3일 0시 전에 탄핵안이 발의되면 3일 중 본회의에 보고돼야 한다”며 “탄핵안이 8일 열리는 본회의에 보고돼야 9일 표결이 가능한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2일 탄핵안이 발의되면 다음 날 본회의 보고가 이뤄져야 하고 본회의 보고 이후 24∼72시간 내 표결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경우는 9일 탄핵안 표결이 어렵다는 것이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회동 후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계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데 야3당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비박계가 탄핵에 참여하지 않으면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불가능하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탄핵의 의미는 대통령의 권한을 지금 당장 긴급 정지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9일 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의원들은 탄핵 표결 이전에 박 대통령의 즉각 하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탄핵안 발의 및 표결 시기 합의를 위해 제안했던 야3당 대표 회동은 성사되지 않았다. 전날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의 전격 회동 이후 감정이 상했던 이들이 원내대표 협상에 이를 일임한 것이다.

이번 결정으로 야권은 서둘러 균열을 봉합했지만 미숙한 대응과 함께 새누리당 비박계의 의중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한계를 노출했다. 민주당은 이후 ‘2일 탄핵안 표결’을 강행하다 다른 야당의 반발에 부닥쳤다.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9일 표결을 고집하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부랴부랴 5일 표결을 당론으로 확정했지만 하루 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대표단 면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정강자 참여연대 공동대표는 “촛불은 흔들리지 않는데 국회가 제 역할을 못한다. 야3당도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야권은 결국 새누리당 비박계가 “대통령이 7일 오후 6시까지 명확한 퇴진 시점을 밝히지 않으면 9일 탄핵 표결에 동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표결 시점을 9일로 못 박았다.

야권이 우여곡절 끝에 탄핵안 표결 일정엔 합의했지만 문제는 또 있다. 탄핵안 발의와 표결 사이에 일주일이 걸린다는 점이다. 야권은 새누리당 비박계를 설득해 9일 표결 때 의결정족수를 넘긴다는 계획이지만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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