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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에 타버릴라”… ‘질서있는 퇴진’에서 ‘탄핵’으로

새누리 비주류 ‘탄핵 표결 참여’ 결정 배경

“촛불에 타버릴라”… ‘질서있는 퇴진’에서 ‘탄핵’으로 기사의 사진
새누리당 비상시국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9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과는 상관없이 비상시국위 소속 의원 전원이 탄핵 투표에 참여키로 결정했다. 왼쪽부터 정병국 의원, 김무성 전 대표, 김재경 주호영 유승민 의원. 김지훈 기자
새누리당 비주류가 촛불 민심으로 복귀했다. ‘질서 있는 퇴진’과 ‘탄핵’으로 갈라졌던 균열은 ‘무조건 탄핵 표결’로 급하게 봉합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 시점과 2선 후퇴를 명확히 밝힌다면 탄핵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현실론은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상시국위원회 회의에서 사그라졌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캐스팅보트를 쥔 새누리당 비주류가 다시 강경 단일대오로 선회하면서 오는 9일 탄핵안 가결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새누리당 비주류 내부에선 이번 주말까지만 해도 박 대통령의 퇴진 시한 발표가 탄핵과 같은 효과를 낸다면 굳이 ‘탄핵 열차’에 동승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됐었다.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야권이 분열 양상을 보이자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조건부 탄핵 불참 기류가 확산되는 기류도 관측됐다.

이들은 “박 대통령의 임기 단축이 목적이라면 결과가 불확실한 탄핵보다 일정이 분명한 자진 사퇴가 낫다”는 주장을 폈다.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돼도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혼란이 계속되고, 헌재의 최종 결정 시점이나 결과 역시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구태여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었다.

그러나 지난 3일 232만명(주최 측 추산)이 넘는 시민이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오자 상황이 급변했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박 대통령의 퇴진 시점 표명만 기다리며 결정을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자 여론은 비주류 의원들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기 시작했다. 비주류 의원들은 매주 규모를 키워가는 촛불에 극도로 위축됐다. 여야 합의가 없을 경우 탄핵은 탄핵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원칙론’이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확산됐다.

국민일보가 3일부터 4일 오전까지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38명을 상대로 진행한 긴급 전화설문조사 결과 ‘두 조건(퇴진 시점 언급과 2선 후퇴 선언)을 모두 충족하면 탄핵에 불참한다’는 응답과 ‘두 조건을 다 충족해도 여야 합의가 없으면 탄핵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이 각각 10명씩 갈렸다. ‘명확한 퇴진 시점만 밝혀도 탄핵에 불참한다’(5명)는 응답까지 합하면 15명이 조건부로 ‘탄핵대오 이탈’을 언급했다. 그러나 ‘유보입장’(8명)이나 ‘노코멘트’(5명) 의견을 밝혔던 의원들이 4일 오후 탄핵 불가피 입장으로 돌아섰다.

비상시국회의는 이날 대표자·실무자연석회의와 총회를 연이어 열고 4시간가량 마라톤 회의를 벌이며 격론을 펼쳤다. 참석자들은 ‘4월 퇴진과 2선 후퇴’가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민심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회의론을 쏟아냈다. 여당 비주류의 ‘변심’으로 탄핵이 불발될 경우 책임을 비주류가 뒤집어 쓸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팽배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이미 촛불이 새누리당을 향하고 있다”며 “민심을 달래지 못하면 새누리당이 촛불에 불타 잿더미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전·현직 의원들도 “비상시국회의가 친박(친박근혜)과 적당히 타협하면 똑같은 폐족의 위기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비상시국회의의 탄핵 투표 참여 결정은 박 대통령이 3차 담화 때 퇴진 조건으로 내건 ‘여야 합의’라는 덫을 다시 박 대통령에게 되돌리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비주류로서는 “합의가 불발됐으니 탄핵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챙긴 셈이다. 비상시국회의가 이날 “탄핵안 표결 전까지 박 대통령 퇴진 로드맵을 여야가 계속 협상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다만 9일 이전 박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박 대통령이 모든 것을 내려놓았는데도 무조건 탄핵 동참만 고집할 경우 보수세력의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아직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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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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