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명호] 사익 추구하는 공인들 기사의 사진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사익(私益)을 추구하는 경쟁 원리가 기본이다. 부의 확대나 효율성 증대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반대로 분배나 복지 등의 문제로 양극화,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긴 하다. 그건 그것대로 보완해야 할 일이지, 사익 추구 원칙을 죄악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은 명확하다. 그런데 공적 영역에서 사적인 이익을 탐한다면? 공공의 이익을 심대하게 침해하는 범죄 행위가 된다.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일원이라면 굳이 학교에서 배우지 않아도 체득할 만큼 상식적이다.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부산 엘시티 사건에서 해결사처럼 나선 것은, 그래서 일부 검은 거래를 성사시켜 준 것은 공직을 이용했거나 공적 영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대가로 30억+α를 받았느니, 50억원을 수수했느니, 수십 차례 골프를 했느니 하는 수사 정황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본인은 황당한 자해 소동까지 일으키면서 부인하고 있지만, 사실이 그렇다면 명백히 공적 영역에서 벌어진 지저분한 사익 추구 행위다.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경우도 비슷하다. 본인 역시 억울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구속영장 내용을 보면 공공 영역의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약점 잡힌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압박, 지인의 회사에 거액을 도와주도록 했다. 세금이 사용(私用)된 거나 마찬가지다. 이명박정부 때 최고 실세치곤 볼썽사나운 수준이다.

최순실 사태에 연루된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어떤가. 장시호 등을 위해 아예 청부업자처럼 나섰다. 그는 검사 경찰 국세청 직원을 파견 받아 체육계 사정을 총지휘하는 사령탑이었다.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이 여러 사람, 업체를 겁박한 정황도 있다. 교수였던 그에게서 공적 영역에 대한 개념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 사람들 모두 공직을 마치 주머니 속 공깃돌 다루듯 했다. 그동안 음습하게 사적 이익을 탐했던 공직자들이 수두룩하게 나오니 많은 이들이 ‘순실증’에 빠질 만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3차 대국민 담화에서 “단 한순간도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다”고 밝혔다. 표정도 단호했다. 신뢰가 무너진 마당에 사람들이 얼마만큼 믿을지는 모르겠다. 아마 대통령은 사익과 공익의 개념, 공공 영역에서의 사익 추구 행위 같은 것에 대해 보통 상식인과는 다른 기준을 갖고 있는가 보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그냥 맘이 편하다.

김명호 수석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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