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생·20대 ‘상위층 부패’에 가장 큰 분노 기사의 사진
국민 절반 가까이가 ‘최순실 게이트’의 원인으로 상류층·고위공직자의 부패 문제를 꼽았다. 제왕적 대통령제, 뿌리 깊은 정경유착, 극심한 이기주의도 한 원인으로 뽑혔지만 비중은 미미했다. 이런 파국에서도 제 살길만 찾는 정치권, 권력에 줄 대기 바쁜 재벌, 국민 대신 대통령에게만 충성한 고위 공직자들이 분노한 촛불 민심 앞에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일보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47.8%가 최순실 게이트의 근본 원인으로 ‘상류층 및 고위 공직자의 부패’를 꼽았다. 이어 대통령제의 심각한 결함(21.1%), 정경유착(11.5%), 한국인의 연고주의·이기주의(11.0%), 시민들의 감시·참여 부족(3.7%)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50.2%), 20대(61.1%), 학생(63.2%)이 상류층·고위공직자 부패를 가장 많이 원인으로 지목했다. 남성도 절반에 육박하는 45.4%가 이를 지목했다. 최순실 게이트의 근본 원인은 제도(대통령제)보다는 우리 사회 엘리트들의 문제라고 판단한 것이다.

5명 중 1명이 대통령제의 결함을 원인으로 꼽으면서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도 다소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강원(28.3%)과 대전·세종·충청(25.1%)이, 직업별로는 무직·기타(29.3%)와 주부(22.7%)가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대통령제를 문제로 지적했다. 한국사회의 고질적 문제인 정경유착과 연고주의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 만큼 이번 기회에 제대로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8일 “1950, 60년대에나 볼 수 있었던 모습을 2016년 대한민국에서 목격하니 국민들 입장에선 기가 막힌 것”이라며 “최순실 게이트의 원인을 정확히 조사해 관련자들을 처벌하고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본보기를 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상류층·고위공직자 부패를 원인으로 지목하는 비율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30대의 경우 상류층·고위공직자 부패(54.2%), 대통령제 결함(18.9%), 정경유착(10.9%)을 최순실 게이트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40대는 각각 47.3%, 25.5%, 7.6%를, 50대는 48.5%, 20.1%, 12.2%를, 60대 이상은 33.0%, 24.9%, 16.2%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유선전화면접 조사와 스마트폰 앱 조사 혼용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 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5.6%였다.

글=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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