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8명 “朴 퇴진해도 사법처리해야” 기사의 사진
우리 국민 10명 중 8명 정도는 박근혜 대통령이 물러난 이후에도 범죄 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8일 드러났다.

국민일보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퇴진 이후 사법처리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77.8%가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법처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14.2%로 조사됐다. ‘모르겠다’는 응답은 8.0%였다.

30대에서 사법처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89.6%로 가장 높았다. 10명 중 9명에 해당되는 수치다. 이어 40대가 84.8%, 20대가 80.4%로 각각 조사됐다. 50대는 78.8%였다. 60대 이상에서도 절반이 넘는 59.9%가 ‘박 대통령이 퇴진 이후 사법처리돼야 한다’고 답했다.

지역별로는 제주가 90.9%로 가장 높았다. 호남(광주·전남·전북)에서 사법처리를 답한 비율은 88.2%로 2위를 차지했다. 수도권인 서울과 인천·경기는 각각 81.3%와 75.8%로 집계됐다. 충청(대전·세종·충남·충북)에서 박 대통령 사법처리 요구 응답은 75.8%였다. 강원은 76.4%로 조사됐다.

영남에서도 10명 중 7명이 ‘박 대통령이 퇴임 이후 사법처리돼야 한다’고 답했다. 대구·경북이 사법처리를 답한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으나 그래도 69.4%를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은 76.1%로 나타났다. 고학력자일수록 박 대통령을 사법처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대학 이상 학력자 중 83.6%가, 고졸 학력 77.0%가, 중졸 이하 학력 58.7%가 박 대통령을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답했다. 직업별로는 주부를 제외하고는 전 직업군에서 80% 이상이 대통령 사법처리에 찬성했다. 특히 여론조사 시점 이후 박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 동안 머리 손질에 시간을 보낸 점이 드러났고,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청문회를 통해 박 대통령과 측근들의 행태가 공개된 점도 변수다. 국민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일부를 확인한 만큼 박 대통령 사법처리 필요성에 대한 여론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 대통령이 퇴진하면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 헌법 84조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면서 “퇴진하는 순간 바로 기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의 태도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었다”며 “박 대통령의 안이한 상황 인식이 탄핵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10명 중 6명 이상은 ‘국회가 박 대통령 탄핵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젊고 학력이 높을수록 탄핵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사법처리에 대해선 모든 연령·지역에서 고루 찬성 의견이 많았다. 여론조사가 진행된 지난 1∼3일은 대통령 퇴진 방식을 놓고 탄핵과 질서 있는 퇴진 양론이 있던 시점이었다. 당시에도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친박 주류들이 선호하는 질서 있는 퇴진보다 즉시 탄핵 여론이 높았음을 보여준다. 박 대통령의 퇴진 방식과 관련, 국회 결정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64.5%는 ‘예정대로 탄핵을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탄핵을 중단하고 퇴진을 통해 정권 이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답은 30.0%로 조사됐다. ‘모르겠다’는 5.5%였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이번 여론조사와 관련해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여야가 만약 대통령 퇴진 시점에 합의했다 하더라도 여론이 그렇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법적 판단은 법원이 하는 것이지만 국정조사 등을 통해 정치적 책임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여야가 임기 단축에 합의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없고, 강제할 담보 수단도 없는 문제가 있다”면서 “그래서 탄핵 의견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유선 전화면접 조사와 스마트폰 앱 조사 혼용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 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5.6%였다.

하윤해 이종선 기자 justice@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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