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핫팩 기사의 사진
분말형 핫팩. 위키미디어
심란한 정국으로 몸도 마음도 꽁꽁 얼어 버린 초겨울. 마음이 추워서 더 추운 것인가? 수은주가 가리키는 기온은 살짝 0도를 밑도는데 초겨울 추위는 한겨울 매서운 한파보다 더 춥게 느껴진다. 이런 날 핫팩보다 요긴한 물건이 없다.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를 다녔던 과거 세대에게 이런 날 엄마가 챙겨준 것은 털모자와 장갑, 목도리가 전부였다. 요즘 젊은 세대 엄마들은 든든한 손난로인 핫팩을 추가로 아이에게 챙겨준다.

핫팩은 열을 발생하는 방식에 있어 2가지 다른 반응을 응용한다. 하나는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하는 산화작용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물질이 잡아두었던 열인 잠열(潛熱)을 방출시키는 방식이다.

산화반응을 일으키는 핫팩은 가루가 들어 있는 분말형으로 이 안에는 철가루, 소금, 활성탄, 톱밥, 소량의 물 등이 들어 있다. 진공상태로 포장된 바깥 비닐봉투를 벗기고 핫팩을 문지르거나 흔들면 쇳가루가 산소와 결합하여 철이 녹스는 산화반응이 시작되고 이 과정에서 소금과 활성탄은 발열반응을 촉진한다. 이렇게 산화철을 만드는 화학반응 과정에서 발생한 열이 따스함을 전달한다.

잠열 방출현상을 응용한 핫팩은 액체형이다. 핫팩 안 액체상 물질의 주된 성분은 아세트산 나트륨으로 열을 잡아두는 성질이 강한 화학제이다. 이 물질은 상온에서 고체이지만 열을 가하면 물처럼 변하고 가열된 에너지를 품고 있는 겔 상태로 유지된다. 이 액상의 물질은 열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고 있어 뜨겁지 않으나 일시적 충격을 가하면 품고 있던 잠열을 방출하면서 다시 고체상태로 돌아간다. 이런 현상을 촉발하는 데는 물리적 충격이 필요한데 이는 핫팩 내부의 똑딱이 금속단추를 꺾음으로 이루어진다.

반응 원리가 다른 만큼 이들의 발열 온도, 지속시간 그리고 재사용 가능 여부도 다르다. 일회용인 분말형은 섭씨 30∼70도 온도가 10시간 내외로 유지되지만 재사용이 가능한 액형은 50도 내외 온도로 2시간 정도 따스함을 우리에게 전달한다. 아는 만큼 보이고 즐길 수 있는 법. 이제 용도에 맞는 손난로를 고를 수 있을 듯하다. 그런데 꽁꽁 얼어붙은 우리 마음은 무엇으로 녹여야 하나.

노태호(KEI 선임연구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