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태현] 주목되는 ‘시민합의회의’ 기사의 사진
농촌진흥청이 올해 13개 작물 111종의 유전자변형 작물을 포함해 총 146종의 유전자 변형식품(GMO)을 연구 중이다. 인도의 환경운동가 반다나 시바는 GMO에 대해 “박테리아 유전자를 씨앗에 넣어 놓고 생명체를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없다. 그건 생명체를 오염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GMO의 안전성을 우려한 한국YMCA 전북지역 시청년회는 지난 10월 20일 농촌진흥청 앞에서 GMO 벼 시험재배의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같은 대응으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민주주의가 발전한 선진국 시민들은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까. 덴마크는 ‘시민합의회의’를 통해 지난해 10월 GMO 작물 재배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시민합의회의는 새로운 과학기술 도입 여부를 시민들이 결정하도록 1985년에 창설된 기구다. 회의 진행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국회가 언론을 통해 지원자를 모집한 뒤 무작위로 평범한 시민 15∼20명을 선정한다. 이들은 주말을 이용해 몇 차례 준비 모임을 가진 뒤 관련 과학기술 전문가들을 불러 며칠 동안 의견을 듣고 질문을 한다. 이후 의견을 모아 보고서를 작성한다. 마지막 일정은 국회의사당에서 전 국민이 TV를 통해 지켜보는 가운데 보고서 작성 경위에 대해 설명하고,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한다. 시민합의회의의 결론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국회는 그 결론은 존중한다. 그동안 시민합의회의에선 GMO뿐 아니라 유전공학, 식료품에 대한 방사능 이용, 동물에 대한 유전자 조작 실험, 유전자 치료, 불임치료, 전자주민카드, 가상현실 등 다양한 문제를 다뤘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에선 쇠고기 수입, 밀양 송전탑, 제주 강정해군기지, 사드 배치 등 국민들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들이 잇따랐다. 모두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후유증이 컸다. 우리도 시민합의회의를 도입해 제도화하면 어떨까.

김태현 차장, 삽화=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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