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혁신·지역 상생·해외 개척으로 재도약” 공기업이 다시 뛴다 기사의 사진
그동안 공공기관의 이미지는 부정적이었다. 낙하산 인사, 방만 경영 등으로 사회적 질타를 받기 일쑤였다. 이 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공기관 구조조정에 나섰다.

현재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에 따른 관리대상 공공기관은 316개(2015년 기준), 관련 종사자만 28만7000명이다. 총자산은 정부 예산의 배에 가까운 780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1·2단계 구조조정 방안은 인력감축, 민간개방 등 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졌다. 때문에 모든 부담을 직원에게 떠넘겼다는 비판이 나왔고 내부 반발이 커졌다. 정부와 국민 모두에게 불편한 시선을 받고 있는 공공기관들이 위기 타개를 위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에 나섰다. 키워드는 내부 혁신과 지역 상생, 해외 개척이다.

내부 혁신으로 경쟁력 강화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LH가 보유하고 있는 토지와 주택 자산, 관련 지식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보완해 플랫폼 모델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홈 원스톱 주거지원 서비스는 LH 주거서비스 플랫폼의 대표적인 사례다. 마이홈 포털을 통해 각종 주거복지 정보를 통합해 제공한다. 개인의 소득, 자산, 가구 구성 등을 입력하면 자신에게 적합한 주거지원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스마트홈 서비스도 도입된다. LH는 내년에 입주하는 아파트부터 입주자의 위치, 생활습관과 안전·환경·교통 등 각종 도시정보 등을 연계할 예정이다. 연계된 빅데이터를 분석한 뒤 스마트홈 서비스가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스스로 제안하고 실행해 준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급증하는 KTX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 서비스를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특실 고객을 위한 서비스가 업그레이드된다. 특실 탑승 고객들은 신문·잡지·생수·물티슈·수면안대와 함께 견과류와 쿠키 등을 제공받는다. 철도회원을 위한 휴게공간인 ‘코레일멤버십라운지’의 이용 환경도 개선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주관하는 2016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권익위는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606개 공공기관 직원 및 일반국민의 설문 조사와 부패사건 발생현황 등을 종합해 공공기관 청렴도를 측정했다. 한수원은 2011년 납품 관련 사건으로 그간 낮은 청렴도 평가를 받았으나 이후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 경영 혁신에 주력해 왔다. 직무관련 비리가 적발되면 해임까지 가능하도록 징계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공기업 최초로 수의계약 상시 공개제를 도입했다.

한수원 이관섭 사장은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은 한수원 임직원의 청렴함에 좌우된다”며 “청렴 선도기관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함께 사는 길을 찾다

한국도로공사는 국민들과의 상생을 위해 고속도로 휴게소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휴게소를 청년 창업공간으로 활용하는 사업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금전적 여력이 부족한 청년들(만 20세 이상, 35세 이하)에게 매장과 인테리어를 무상 제공하고 초기 임대료도 면제해 주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휴게소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시험해 보고 창업 밑천도 확보하라는 취지에서다. 2014년 29개였던 매장이 올해는 65곳 휴게소 97개 매장으로 대폭 확대됐다.

졸음쉼터엔 푸드트럭도 도입했다. 청년들에게 양질의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고객들에겐 다양한 먹거리와 상품을 이용할 기회를 주겠다는 게 취지다. 현재 고속도로 졸음쉼터 14곳에 푸드트럭을 설치했다. 지역 상생의 장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확장·개통한 광주∼대구고속도로에선 월말 영호남 8개 시·군의 농·특산물을 한자리에 모아 직거래 장터를 연다. 지난해부터 고속도로 휴게소에 로컬푸드 직매장 설치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25곳을 추가 설치해 연말까지 로컬푸드 직매장을 4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9월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2016 지역희망 박람회’에서 ‘지역산업 진흥 유공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사회 상생협력을 통해 주민행복 증진에 기여한 기관과 개인에 수여하는 상이다. 한전은 2014년 12월 광주전남혁신도시로 이전 후 ‘에너지밸리 조성’을 추진하면서 에너지 기업 유치와 에너지 신산업 생태계 조성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해 왔다. 그 결과 올 상반기까지 133개의 기업 유치와 6521억원의 투자 및 453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냈다.

이 밖에 한전은 36개 마을과 자매결연을 하고 지역주민을 위해 꾸준한 문화공연 개최 등 지역사회와의 융화 및 소통에 노력했고 취약계층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급과 다문화가정 청소년 모국방문 행사 등 다양한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

한전은 지난 5월 포브스 글로벌 2000 순위에서 전력유틸리티 부문 1위를 달성했다. 한전은 대한민국 대표 에너지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의 전력회사로 우뚝 섰다고 자평했다. 실제 한전은 지난 10월 60년간 총 매출 54조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운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전은 ‘세계 최고의 전력기업’이라는 타이틀을 협력 중소기업의 수출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해외 전시회에 한전이 중소기업과 함께 공동관 형태로 참가하는 ‘캡코(KEPCO) 파빌리온’ 전략을 구축한 것이다. 한전과 중소기업은 해외 전시회에 ‘팀 캡코(Team KEPCO)’라는 이름으로 참가하고 있다.

올해는 일곱 번의 해외 유명 전력산업 전시회에 중소기업 118개사와 동반 참가했고 네 번의 수출 촉진회도 개최했다.

도로공사 역시 첨단기술력을 이용해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엔 서울세계도로대회를 통해 도로공사의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서울세계도로대회는 참여 국가가 도로 설계시공 및 관리기술 등을 뽐내는 행사로 국제시장에서 주목도가 높다. 국토교통부와 도로공사는 서울세계도로대회 기간 중 미얀마와 ‘특수교량 첨단 설계기술 적용에 대한 양해각서’를 맺었고 에티오피아와도 ‘기술 및 인적 교류에 대한 양해각서’와 ‘통합교통관리시스템 구축사업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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