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83> 김보성, 의리와 위로 기사의 사진
배우 김보성. spotvnwes 제공
오른쪽 눈은 퉁퉁 부어올랐다. 충혈된 눈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더군다나 왼쪽 눈은 원래 시각 장애를 가졌다. 상대의 펀치는 오른쪽 눈으로 집요하게 치고 들었다. 두 눈이 시렸다. 앞이 보이지 않았다. 시력이 일시적으로 상실된 것이다. 게다가 안와 골절 부상까지 겹쳤다. 경기를 지속하기에는 불가능했다.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링에 오른 배우 김보성은 경기를 포기했다. 그러나 자신의 꿈은 내려놓지 않았다. 경기에서 패한 그에게 사람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의리의 배우 김보성은 지난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종합격투기대회 샤오미 로드FC 035 스페셜 매치 웰터급 경기에서 일본의 곤도 데쓰오와 격돌했다. 선글라스를 벗고 링에 오른 그의 투혼은 아름다웠다. 올해 51세의 나이로 로드FC 데뷔전을 치른 김보성은 결과보다 뜻이 중요한 경기를 치렀다. 링 위에서 비록 패배했지만 최선을 다한 김보성은 “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온몸을 던지고 싶었다. 언제든 다시 경기에 나서고 싶다”면서 재도전의 각오를 밝혔다. 1년 전부터 격투기 훈련을 해온 김보성은 이번 경기의 대전료와 입장수익을 소아암 어린이 돕기에 기부한다. 최근 연예인의 재능 기부를 필두로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시민들까지 기부 문화에 앞장서고 있다.

자신의 희생을 통해 형성된 수입을 기부하는 일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유명인의 기부 행위를 이미지 전략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이제는 옛말이다. 기부 행위는 그 어떤 이유로도 고귀한 마음을 훼손할 수 없다. 미디어가 발달하고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남모르게 선행하라는 미덕도 이제 지키기 힘들게 됐다. 김보성이 링 위에 올라 소아암 환자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일은 단순하게 해석될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가. 어지러운 정국에 온갖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우리 위에 있었고, 자신의 희생을 감수하고 타인에게 손 내민 수많은 ‘김보성’이 우리 옆에 있었다.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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