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러 해빙무드·IS 최우선 격퇴·對北 강경책 예고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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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무장관 후보로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한 것은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달 대선 승리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를 보다 발전시키기로 합의했다”는 성명을 발표했었다. 푸틴과 친분이 깊은 틸러슨을 외교수장으로 기용한 것은 트럼프의 친러 노선을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는 1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에서 가진 당선사례 연설을 통해 틸러슨을 지명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가 미국과 적대적인 국가의 지도자들과 맺은 친분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또 “틸러슨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틸러슨은 수년간 재앙에 빠진 미국의 외교정책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는 차기 정부의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으로 극단적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꼽았다. 그는 “외교의 최우선 순위는 IS를 분쇄하고, 과격한 이슬람 테러주의를 패배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IS를 격퇴하려면 시리아 내전 종식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선 러시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틸러슨은 내정 뒤 성명을 내고 “동맹을 강화하고 공통의 국가이익을 추구하며 미국의 힘과 안보, 주권을 향상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틸러슨의 과거 경력이나 발언에서 차기 정부의 외교정책을 가늠할 단서를 찾기는 어렵다. 틸러슨은 1975년 텍사스대학을 졸업한 뒤 석유회사 엑손에 입사했고, 2006년 전 세계 매출 6위 기업인 엑손의 CEO에 오르기까지 줄곧 기업인으로 활동했다. 오히려 그는 미국 주도의 러시아 제재 반대성명을 발표했을 정도로 기업이익을 중시하는 경영인에 충실했다.

그러나 그를 추천한 인물들이 공화당 거물급 외교안보 출신 인사들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 등으로 알려지면서 틸러슨이 남다른 글로벌 식견과 안목을 가진 인물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외교소식통은 “틸러슨이 어떤 외교정책 구상을 가졌는지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면서 “다만 틸러슨의 리더십과 카리스마, 결단력, 정직성 등은 공화당 안팎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틸러슨의 스타일과 과거 경력 등을 감안하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정책은 후속 인사를 통해 정해질 부장관이나 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등에 위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국무부 부장관과 차관보도 상원 인준을 받는 정무직이다. 정권이 바뀌면 싱크탱크 등 외부에서 수혈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문에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국무부 등에서 간부를 지내고 싱크탱크로 자리를 옮긴 이들이 후속 인사에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 정부에 참여할 인사를 배출할 가능성이 높은 싱크탱크는 헤리티지와 허드슨연구소, 미국기업연구소(AEI), 애틀랜틱카운슬 등이다. 틸러슨이 이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출신들도 관심의 대상이다.

트럼프가 틸러슨을 지명하면서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인선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트럼프 외교안보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틸러슨을 제외하면 모두 대북 강경파라는 점이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김정은 정권의 체제 존속 문제까지 거론할 정도로 북한 핵 위협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무용론까지 제기하며 경제 제재와 군사력을 모두 동원해 북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한 적이 있다. 백악관에서 플린을 보좌할 캐슬린 T 맥파런드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역시 대북 강경론자로 알려져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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