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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홍완식] 헌법재판소에 거는 기대

“결정 내용·시기에 특정인·정당 유불리 고려 말아야… 가능한 조속 정상화 필요”

[시사풍향계-홍완식] 헌법재판소에 거는 기대 기사의 사진
최순실을 중심으로 한 국정농단을 되돌아보면, 그와 주변인물은 물론이고 국정 책임을 맡은 인물들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고장 나게 한 사건이다. 국민은 고장 난 국가를 고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불소추특권을 누리는 대통령을 수사할 수 있느냐는 논쟁에서 수사가능론이 수사불가론을 이긴 것도 국민의 여론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것도 국민들의 압박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수 있다.

헌법은 국가운영의 기본적인 원리와 제도를 규정하고 국가기관에 주어진 권한을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기본권을 규정함으로써 국가권력 남용을 억제하여 주권자인 국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언어와 문장은 다르지만 대통령이나 수상에게 헌법 준수를 서약하게 하고 우리의 경우에도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는 이유는 헌법을 존중하여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라는 뜻이다. 국정에 참여할 근거가 없고 직위나 권한을 부여받지 못한 최순실이 단지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 때문에 청와대를 드나들고 공무원들을 부리며 국가재정을 축내고 기업의 돈을 물 쓰듯 했다. 청와대는 물론이고 정부의 공무원은 세금과 권한을 남용하고 악용했다.

계속되는 촛불시위와 여론조사 결과는 일관되고 분명한 메시지를 지니고 있지만, 국가와 민족을 위해 늘 고민한다는 대통령은 전혀 책임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무엇이 잘못인지도 모르는 것 같다. 측근들의 불법과 비리가 드러나고 있고 약점이 잡힌 기업으로부터 뜯어낸 돈을 사용하고 국고가 부당하게 유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대국민 담화를 할 정도의 놀라운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도 지키지 않았으며 진퇴를 스스로 결정하지 않고 모든 책임과 결정을 미루는 태도에 대해서도 국민들의 실망은 크다.

국회의원들의 회의 출석률을 점검하고 공개하는 것은 국회의원들이 성실히 직무를 수행할 것을 기대하고 요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집(관저)에 있기를 즐기는 대통령의 본관 집무실 출석일수와 모든 일정을 국민에게 공개하기 바란다.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온 대통령이 왜 ‘직장’에 출근도 안 했는지, 왜 말과 행동이 다른지 국민은 알고 싶어 한다. 일반 공무원이 사무실에 출근도 안 했다면 이는 당연히 파면 사유가 된다. 무능과 불성실이 탄핵의 사유라고 규정되어 있지도 않고 이를 주장하는 것도 아니지만, 대통령의 직무수행 태도와 행적은 국민들의 기대나 상식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지금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여부와 결정 시기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대통령 선거의 시기도 헌재 결정에 의해 좌우된다. 박한철 헌재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의 임기종료 시점과 결정시점, 재판관들의 이념성향과 추천·임명권자 및 그간의 결정에서 보여준 의견 등에 대한 분석과 예측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사건이 선례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시 결정문에 나타난 논점과 판단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사건에서도 중요하다.

결정의 내용이나 시기를 정함에 있어서 특정인이나 특정 정당의 유불리는 고려되지 않을 것이라 본다. 국가기관 중에서 헌재의 신뢰도는 최상위이기 때문에 그렇게 믿고 싶다. 헌재의 탄핵 결정에 있어서 기각을 기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대다수 국민은 물론이고 헌법교수와 변호사들은 대통령의 파면을 의미하는 탄핵 인용을 예측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헌재가 명심할 것은 가능한 한 조속히 국가를 정상화하는 일이라는 점이다.

홍완식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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