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토크] 비주류와 왼손잡이 기사의 사진
왼손잡이. 위키미디어
추위가 엄습하자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과 거리상인들 옷이 더욱 두툼해졌다. 외투와 장갑으로 외부 접촉을 최소화해도 일상에서 추위에 가장 취약한 부위는 손이다. 그래서인가 손은 그간 겪은 인생고초와 헤쳐 넘은 삶의 파고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양손잡이면 좀 나을 텐데 오른손잡이는 오른손이, 왼손잡이는 왼손이 상대적으로 더 거칠고 상처를 많이 입는다.

두 손을 쓰는 양손잡이는 한손잡이보다 많지 않으며, 한손잡이 중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보다 그 수가 적다.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오른손잡이가 주류이고 그 비율은 전체인구의 70∼95%에 달한다. 손을 이용하는 다른 유인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오른손잡이 주류현상. 그래서 왼손잡이는 생소해 보인다. 왜 이러한 비대칭적 균형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일까?

오른손잡이 주류화는 원시인류가 사용한 돌도끼의 형태분석을 통해 약 150만 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난 180년 동안의 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오른손잡이가 주류를 이루는 이유에 대한 명쾌한 과학적 규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가운데 가장 설득력 있는 설명은 대뇌의 좌우반구 기능분화에 따른 결과라는 해석이다. 좌뇌가 몸의 우측을, 우뇌가 좌측을 지배하는 신경체계에 있어 대부분의 일을 좌뇌가 수행하기 때문에 일상적인 행위는 오른손에 의해 이루어지는 쪽으로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또한 좌뇌의 기능 중 하나인 언어중추가 발달하면서 인류는 타 동물과 달리 좌뇌가 발달하였고, 이에 따른 부수적 효과로 오른손의 사용이 왼손보다 일반화되었다는 설명이다.

그렇다고 비주류인 왼손잡이가 결함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가위를 사용하거나 만년필로 글씨를 씀에 불편함이 있는 것은 주류인 오른손잡이 세상의 체계에 따르기에 발생하는 일들이다. 왼손잡이는 뇌의 충격 시 오른손잡이보다 회복이 빠르고 외부의 공격에 대처하는 반사행동에 있어 더 뛰어나다. 그래서 소수이지만 비주류 그룹은 다수의 부족한 기능을 보완하고 집단 전체의 지속성을 확보하는데 있어 절대적 기여를 한다.

생경한 비대칭적 균형이 바로 사회를 유지시키는 힘이다. 주류, 다수중심의 사회에서 불편함을 겪는 소수, 비주류를 살펴야하는 이유기도 하다.

노태호 (KEI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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