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다 증거 나오면 말 바꾸기… 따로 똑같이 ‘위증 퍼레이드’

‘최순실 청문회’ 위증 고발키로

거짓말하다 증거 나오면 말 바꾸기… 따로 똑같이 ‘위증 퍼레이드’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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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국조특위)가 4차례 진행한 청문회에 나온 핵심 증인들의 거짓말과 교묘한 말 바꾸기가 현장에서 들통 나고 있다. 시종일관 “모른다” “그런 적 없다”며 발뺌하다가 특위 위원들이 동영상이나 공문 등의 증거를 내밀면 재빨리 말을 바꾸는 식이다. 국조특위는 청문회장에서 위증 의혹을 받는 증인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등 강력 대응키로 했다.

위증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다. 그는 지난 7일 열린 2차 청문회에서 “최씨를 모른다”고 버텼지만 결정적인 동영상이 공개되자 꼬리를 내렸다. 동영상을 보고 당황한 김 전 실장은 “이제 보니까 최순실이란 이름을 못 들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뒤늦게 인정했다.

3차 청문회(14일)에 나온 김장수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말을 바꿨다. 그는 지난달 말 중국 특파원 간담회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선체 유리창을 깨서라도 (학생들을) 구하라는 지시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김 전 실장은 청문회에 나와 “착각을 한 것인지 확답을 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도 4차 청문회(15일)에서 “이대생들의 농성 당시 경찰을 투입해 달라는 공문을 보낸 적이 없다”고 발뺌하다가 총장 직인이 찍힌 공문이 공개되자 이를 인정했다.

최씨 일가의 주치의 격인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도 위증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교수는 김영재(최순실씨 단골 성형외과 의사) 원장의 부인과 관련해 서창석(대통령 전 주치의) 서울대병원장과 통화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교수는 그러나 위원들의 추궁과 서 원장의 증언이 계속되자 “통화는 했지만, 그런 내용은 아니었다”고 말을 바꿨다.

다른 증인들의 발언으로 위증 의혹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는 2차 청문회에서 최씨의 국정농단 관련 증거물인 태블릿PC가 본인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4차 청문회에 나온 박헌영 전 K스포츠재단 과장은 “고씨가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는 것을 봤다”고 증언했다. 김경숙 전 이화여대 체육대학장은 정유라씨 특혜 입학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의 감사결과도 부정했다. 교육부는 특별감사를 통해 김 전 학장이 정씨 학점을 유리하게 주도록 지시했다며 해임 조치까지 내렸지만 김 전 학장은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규명할 청문회에서 핵심 증인들의 거짓말이 잇따라 드러나자 위증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증인이 위증을 하면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조특위는 오는 22일 예정된 5차 청문회를 마무리한 후 지금까지 위증 혐의가 제기된 모든 증인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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