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재명 성남시장의 ‘연간 50조원’ 복지재원 마련 구상에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방향이나 취지에는 공감하는 사람도 실현 가능성은 낮게 판단했다. 큰 폭의 증세가 불러오는 조세저항, 기업의 해외 탈출 가능성이 대표적인 이유였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21일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미국은 15%, 영국은 17%로 법인세를 낮췄다”면서 “법인세를 올리면 기업의 해외 탈출로 오히려 기업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인 가족이 주거·생계급여와 기초생활 보장 등으로 월 200만원을 받는다면 이들은 월급 200만원 일자리에는 안 가게 되는 것”이라며 “독일처럼 근로촉진형 복지로 가야 한다. 이 시장의 구상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세입을 늘려 복지를 하는 것은 맞다. 기업의 해외 탈출도 법인세 때문이 아니라 각종 규제와 고임금 때문”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하지만 법인세율은 25% 언저리가 맞다고 본다”며 “이 시장의 구상은 조세저항이 극심해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가난한 노년층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공감한다”면서도 “현재 소득분배 불균형보다 자산 불균형이 훨씬 극심하다. 부동산 관련 세금을 늘리는 등 고액 소득자보다는 고액 자산가에 대한 세금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 교수는 파급효과를 고려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세금의 기본은 돈을 더 내더라도 자신에게 혜택이 돌아온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며 “누구에게 걷어 다른 누구에게 준다는 식으론 조세저항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재원은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가야 한다. 지금 구상은 한시적”이라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는 예산을 줄일 수는 있지만 그보다는 중복예산 정리, 집행 과정 누수 처리가 더 중요하다고 봤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산을 줄일 수는 있지만 절감된 부분을 다 불필요한 예산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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