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희망 에너지와 영적 메시지, 내 웃음의 힘

목회자 꿈꿨던 레크리에이션 강사 강도현씨

[예수청년] 희망 에너지와 영적 메시지, 내 웃음의 힘 기사의 사진
레크리에이션 강사 강도현씨가 지난 20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MC가 된 계기와 에피소드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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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괴산의 한 마을엔 외로워하는 어르신들이 많았다. 사람들의 왕래가 거의 없는 한적한 시골마을이었다. 지자체는 2015년에 이런 어르신들을 위로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레크리에이션 강사 강도현(28)씨의 진행에 따라 음악에 맞춰 춤을 췄고 게임을 하며 즐거워했다. 행사가 끝나고 한 60대 어르신이 도현씨의 손을 꼭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우리 아내가 우울증에 걸렸는데 오늘 몇 년 만에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웃음을 준다는 것

도현씨는 원래 목회자를 꿈꿨다. 2007년 아세아연합신학대(ACTS)에 입학해 기독교교육학을 공부했다. 2학년 때 대학 친구들과 함께 충남 논산의 작은 시골교회로 여름성경학교를 도와주러 갔다. 이곳엔 부모님이 안 계셔서 할머니 손에 자란 아이들이 많았다. 마음에 상처가 있기 때문인지 말수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레크리에이션이 끝나자 아이들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도현씨에게 다가와 먼저 장난을 걸었고 “오늘은 어떤 게임을 할 거냐”고 묻는 아이도 있었다.

지난 20일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도현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했다. “사람들에게 웃음을 준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 사역인지 알게 됐어요. 이때 레크리에이션 강사가 돼야겠다고 다짐했죠.”

경기도 양평에서 80㎞정도 떨어진 부천 서울신대를 오가며 이정무 교수의 레크리에이션 강의를 청강했다. 관련 자격증을 딴 뒤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MC로 활동했다.

그가 처음으로 진행한 행사는 2012년 5월 5일 어린이날 경기도 광명스피돔에서 열린 ‘어린이 자전거왕 선발대회’. 당시를 떠올리던 도현씨가 생각하기도 싫은 듯 고개를 저었다. “너무 떨려서 실수만 하다 내려왔어요. 시상자 소개도 안하고 인사말 하는 순서도 그냥 넘어가버렸죠. 정말 진땀나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무섭게 느껴졌던 적은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도현씨는 낮고 작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는 게 부끄러웠는지 가끔 수줍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원래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잘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처음 MC를 하겠다고 했을 때 말리는 지인들이 많았다. 도현씨 스스로도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처럼 어색했다고 했다. 하나님이 주신 사역이라고 생각해 포기하지 않았지만 경제적으로도 힘들었다. 월 40만원이 채 안 되는 수입으로 버텨야했기 때문에 교회 식당에서 끼니를 때웠고 차비가 없어 먼 길을 걸어 다녀야 했다.

“초반엔 너무 힘들어서 6개월 정도 공황장애를 겪기도 했어요. 이때 제가 계속 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분이 아신대의 전병철 교수님이에요. 목회자가 아니라 MC의 모습으로도 하나님의 가치관을 심을 수 있다는 걸 알려주셨어요.”

현재 도현씨는 명강의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김미경 강사나 김창옥 교수의 토크콘서트 사전MC로 활동하고 있다. 얼마 전엔 한 NGO가 주최한 미혼모 위로잔치에 초대돼 재능기부로 사회를 봤고, 몽골 아이들 초청 행사도 진행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메시지와 에너지

도현씨는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할 여건이 안 되는 미자립교회에서 수련회를 열면 재능기부로 진행을 도와주고 있다. 특히 친구초청 잔치에 가면 아이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더 애를 쓴다고 했다. 예수님을 모르는 아이들에게 ‘교회는 재밌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이 대목에서 그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을 인용했다. ‘나를 따라 오너라 내가 너희로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리라 하시니’(마 4:19).

도현씨는 “사람들에게 좋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좋은 에너지를 심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행사 때마다 사람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해준다. ‘우리 모두는 외짝 날개를 달고 내려온 천사들이에요. 반드시 서로 안아야 날아오를 수 있습니다.’

지친 누군가에게 힘이 돼 준 경험이 있냐고 묻자 도현씨는 오히려 자신이 힘을 얻을 때가 많다고 했다. “최근 송년회 행사를 진행했을 때 일이에요. 사람들에게 손을 잡고 큰 원 모양으로 빙 둘러 서라고 한 뒤 서로에게 ‘수고했다’고 격려하도록 했어요. 저는 그 원의 가운데에 있었는데 사람들이 서로를 위로하는 눈빛이 제게 너무 감동이 되더라고요. 오히려 제가 따뜻한 위로를 얻을 수 있었죠. 제가 받은 걸 돌려주고 싶어요. 사람들이 더 많이 웃을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뛰겠습니다.”

글·사진=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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