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단일 연합기구 복원 선언

교단장 회의, 선언문 만장일치 통과

한국교회 단일 연합기구 복원 선언 기사의 사진
한국교회교단장회의는 22일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선언문을 발표하고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는 현직 교단대표 중심의 연합단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강민석 선임기자
현직 총회장들이 힘을 모아 ‘한국교회 단일 연합기구’ 설립의 닻을 올렸다. 총회장단이 설립하려는 연합단체에는 이단성 시비가 없는 건전 교단만 참여한다. 총회장들이 수평적인 공동 리더십을 구축해 직접 의사결정을 한다.

한기총·한교연·교단장회의 아우르는 단체

한국교회교단장회의(교단장회의)는 2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현직 교단 대표자들이 중심이 된 연합단체를 출범시키자”는 ‘선언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선언문에는 이성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김선규(예장합동) 이종승(예장대신) 여성삼(기독교대한성결교회) 이영훈(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 유관재(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 전명구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 등 주요 교단장들이 직접 서명했다.

총회장들이 구상 중인 연합단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을 흡수·합병하고 기감, 예장고신 및 합신 등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제3의 단체를 만든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2011년 ‘한기총 7·7정관’을 기준으로 조직을 복원할 예정이다. 7·7정관 이후에 한기총 한교연에 가입했던 교단은 재심절차를 거침으로써 이단성 시비를 차단할 방침이다.

왜곡된 교계 구조 뜯어고치려는 총회장들

총회장들이 연합기구를 직접 조직하겠다고 팔을 걷어 부친 것은 한국교회의 왜곡된 정치구조 때문이다. 한기총과 한교연에서 활동하는 교단 파송 인사들은 현직 총회장이 아닌 총회장을 지낸 원로급 목회자나 정치적 인사들이 다수였다. 그렇다보니 교단이 매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회비를 내는데도 정작 의사결정은 원로급 목회자들이 내리는 기형적 구조가 지속돼 왔다.

대표적 사례가 한교연이다. 김요셉 한영훈 박위근 전 한교연 대표회장은 한교연 임원회에 직접 참여해 의사결정을 하고 있다. 한교연이 한국교회의 연합 움직임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선 것도 이들 전 대표회장의 영향력 축소 우려 때문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A교단 총회장은 “한국교회가 언제까지 연합기구를 원로 목회자들의 놀이터, 사랑방으로 방치할 것이냐”면서 “지금의 연합기관은 교회로 따지면 1대 원로목사와 2대 원로목사, 3대 원로목사가 담임목사와 함께 당회에 참석해 큰소리를 치는 것과 비슷한 구조”라고 비판했다.

한국교회 연합구도 지각변동 시작

현직 총회장들이 과감한 결단을 내림에 따라 한국교회의 지각변동은 시작됐다. 그러나 한교연은 교단장회의가 불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정서영 한교연 대표회장은 "한교연과 한기총이 하나 되는 것은 맞지만 도와주러 왔다는 교단장회의가 지금 딴 짓을 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하면 한국교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정 대표회장은 "한교연 회원교단의 이탈은 전혀 없다"면서 "연합운동에서 한교연은 소외돼 있지 않다. 아무리 급해도 차근차근 대화를 해야지 그렇게 하다간 제3, 제4의 단체로 쪼개진다"고 주장했다.

총회장들은 한교연 관계자를 만나 계속 설득하기로 했다. B교단 총회장은 "한교연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고집한다면 회원교단 이탈로 일부 군소교단과 단체만 남는 친목단체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명구 기감 감독회장은 "탄핵정국으로 나라가 혼란스러운데 1000만 기독교인이 하나만 된다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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