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NTC 신설… 매파 나바로 기용해 ‘통상전쟁’ 기사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21일(현지시간)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가운데),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와 함께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 정문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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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1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무역정책을 전담할 국가무역위원회(NTC·National Trade Council)를 신설하고, 위원장에 대외무역 강경파 피터 나바로(67·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지명했다. 트럼프가 NTC를 신설한 것은 무역정책을 직접 챙기면서 미국이 무역적자를 보는 나라들을 상대로 강경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NTC는 백악관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같은 위상의 대통령 직속 기구이며, 국가경제위원회(NEC)와는 별개로 무역정책을 주로 전담하게 된다.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는 “NTC는 무역협상 전략을 짜고 제조업의 역량과 방위산업 기초를 평가하는 정부 기구들을 조율하는 임무를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바로는 윌버 로스 상무장관 내정자와 함께 트럼프의 경제·무역 분야 공약을 만든 사람이다. 그는 지난 9월 20일 로스와 함께 트럼프 경제공약 중 무역과 규제완화, 에너지정책의 기대효과를 정리한 ‘트럼프 경제계획 평가’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미국의 무역적자 중 절반을 차지하는 6개국으로 중국을 비롯해 독일 일본 캐나다 멕시코 한국을 들었다.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인 나바로는 특히 중국을 미국의 무역적자 주범으로 꼽는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다. 또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보호무역주의 성향이 강하다.

트럼프는 “나바로 교수는 세계화가 미국인 근로자들에게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미리 내다보고 중산층을 회복하기 위한 길을 제시했다”며 “나의 무역자문 역할을 훌륭히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나바로는 중국산 제품에 45%의 고관세를 물리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을 지지하고 있다. 그는 중국 무역의 팽창으로 인한 미국 경제 위축과 일자리 유출을 묘사한 저서 ‘중국에 의한 죽음: 용과 맞서기’로 명성을 얻었다. 2011년에 쓰인 이 책을 토대로 같은 제목의 다큐멘터리도 만들어졌다. 트럼프는 다큐멘터리 홈페이지에 “사실과 수치, 통찰력을 갖고 중국 문제를 잘 묘사하고 있다”며 “시청을 권한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나바로는 경제뿐 아니라 외교안보 사안에 있어서도 반중국파다. 그는 지난달 외교잡지 ‘포린폴리시’ 기고문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미 해군을 대폭 확대해 중국의 동·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 주장에 강력 대응해야 하며 ‘힘을 통한 평화’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반중(反中) 성향 인사 기용 등과 관련해 “미·중 관계가 새로운 복잡하고 불확실한 요인에 맞닥뜨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왕 부장은 22일 보도된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아무리 큰 산이라 해도 강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막을 수 없다(靑山遮不住,畢竟東流去)”며 “미·중 쌍방이 서로를 배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나바로가 임기 초반에는 중국과 일본 등 경제대국을 상대로 무역적자 해소를 위한 전쟁에 나서겠지만 이후에는 한국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는 9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미국은 일자리 9만5000개를 잃었고 무역적자는 배로 늘었다. 한국이 트럼프 당선인의 FTA 재협상 요구에 불평할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산 자동차와 철강제품을 문제 삼았다. 한국산 자동차 때문에 일자리 7만개가 줄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 한·미 FTA 규정 위반을 들어 관세 2.5%를 징벌적으로 부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한국 철강제품이 덤핑 판매되고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나바로는 한·미 무역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한 방안까지 제시했다. 미국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수입하라는 것이다. 나바로는 “한국은 석유 의존도가 높은데 미국산 원유는 전혀 쓰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늘리고 수출규제도 철폐할 것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거래를 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한국은 그동안 높은 운송비를 들어 미국산 원유와 가스를 수입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산 천연가스는 내년부터 연 20억 달러(2조4000억원)어치를 도입할 예정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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