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앞두고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미국 내 기독교인에게 ‘핏빛 기념일’을 선물하자며 교회 테러를 독려하는 글과 구체적인 장소를 잇따라 게시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슬람권에 대한 강경 발언이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활동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온라인 매체 보카티브에 따르면 전날 밤 암호화된 SNS 내 ‘지하디(성전)의 비밀’이란 그룹 계정에 아부 마르야 알 이라키라는 사용자가 아랍어로 글을 올렸다. 그는 “성탄과 새해 연휴를 맞는 기독교인에게 피비린내 나는 축하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IS의 ‘외로운 늑대들’(lone wolf attackers·테러 단체와 직접적 연계가 없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이 나서야 한다”며 “유혈이 낭자한 공포영화를 찍길 바란다”고 썼다.

이라키는 미국 내 50개주 전역 수천개 교회의 이름과 위치도 공개했다. 여기엔 테러를 벌일 때 사용할 폭발물과 총기 매뉴얼 등 구체적인 방식도 소개돼 있다. 보카티브는 표적이 된 교회 이름을 모두 확인했지만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슬람의 아들’이란 사용자가 올린 또 다른 IS 관련 글에선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네덜란드가 언급됐다. 교회와 호텔, 커피숍과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 공공장소를 공격하자며 건물 이름과 주소가 공개됐다.

극단주의 테러리스트의 협박은 처음이 아니지만 불특정 다수의 기독교인과 교회를 테러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협박에는 트럼프에 대한 반발심리가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독일 베를린의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테러가 발생하자 “IS를 비롯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기독교 지역사회와 예배공간에서 끊임없이 기독교인을 학살하고 있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대니얼 벤저민 전 미 국무부 대테러팀장은 타임지에 “트럼프의 강경한 IS 접근 방식이 온건파 이슬람교도와의 협력을 막는다”며 “트럼프의 발언이 IS 선동에 악용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본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점점 세력이 위축되고 있는 IS가 기독교에 대한 증오감을 극대화해 전사를 확보하고, 잦은 자생적 테러로 존재감을 유지하려는 목적에서 교회 테러를 촉구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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