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모규엽] 하얀 코끼리 기사의 사진
지난 8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골프 종목이 열린 브라질 리우 바하다 치주카 올림픽파크 골프장. 이 골프장은 미국의 유명 골프 디자이너인 길 한스가 설계했고, 무려 1900만 달러(223억원)를 들여 완공됐다. 하지만 사실 직접 찾아가서 본 이 골프장은 사상누각이었다. 날림 공사로 흙바닥 천지였다. 페어웨이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모래 위에 잔디를 얹은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단면도 많았다. 그래도 박인비가 112년 만에 부활한 올림픽 여자 골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곳이라 좋은 추억으로 기억됐다.

최근 바하다 치주카 올림픽파크 골프장이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가 됐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하얀 코끼리란 돈만 많이 들고 쓸모 없는 소유물을 뜻한다. 고대 태국의 한 왕이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키우는 데 비용이 많이 드는 하얀 코끼리를 하사해 파산시켰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미국 어린이들은 크리스마스 때 받은 선물 중 쓸모없는 것을 교환하는 ‘White Elephant Gift Exchange’라는 파티를 열기도 한다. 한자로 표현하면 ‘계륵(鷄肋)’쯤 되겠다.

왜 골프장이 하얀 코끼리가 됐을까.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지만 현재 이곳은 흉물이 됐다고 한다. 골프가 인기 없는 지역이라 찾아오는 손님이 거의 없어 클럽하우스와 매점 등은 문을 닫았다는 전언이다. 반면 유지비용으로 한 달에 무려 10만 달러(1억2000만원)씩 소요된다고 한다. 사후 활용 방안이 없었기에 이런 사달이 난 것이다.

1년여 앞으로 다가온 평창 동계올림픽 주요 시설물도 하얀 코끼리가 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선 알파인 경기장과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올림픽 프라자는 대회 이후 마땅한 활용 방안이 없다. 여기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은 ‘비선 실세’ 최순실의 사적 이득을 위해 철거에서 존치로 바뀌었다는 의혹까지 나온다. 하루 빨리 사후 활용 대책을 세워야 한다.

모규엽 차장,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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