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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칼럼] 黃 대행의 적극적 외교를 기대한다

“요동치는 한반도 주변 정세 고려해 내년 3, 4월쯤 트럼프와의 만남 추진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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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된지 보름이 넘었으나 황 대행 행보를 놓고 설왕설래가 계속되고 있다. 야권 책임이 크다. 야권은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자 황교안 체제를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촛불이 ‘황교안 사퇴하라’로 이어지자 야권은 ‘대통령 놀이’를 하고 있다는 등 황 대행 흔들기에 나섰다. 이는 도리가 아니다. ‘박근혜 탄핵’은 ‘황교안 대행체제 출범’을 뜻했다. 탄핵을 주도한 건 야당이다. ‘황 총리’를 ‘황 권한대행’으로 만든 주역도 야당인 것이다. 촛불을 의식해 자신들이 탄생시킨 황 대행 체제를 비난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다. 헌법에 따라 탄핵했으면 헌법에 명시된 대로 황 대행 체제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때까지 국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게 옳다. 더욱이 탄핵 전 국회의 총리 추천도 거부한 게 야권 아닌가.

황 대행은 탄핵소추안 통과 직후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담화에는 비상시국을 이끌어갈 황 대행의 구상이 담겨 있다. 담화의 골자는 굳건한 안보태세, 차질 없는 외교정책 수행, 침체된 경제 회복, 서민생활 안정 등이다. 담화 발표 직전 한민구 국방, 윤병세 외교장관에 전화를 걸어 빈틈없는 경계태세 및 북핵 국제공조 체제를 주문한 데 이어 경제사령탑 논란을 유일호 경제부총리로 매듭짓고 민생을 챙기고 있는 점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담화를 통해 국정 안정을 위해 정치권과의 협력도 다짐했다. 잠시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지난 20일과 21일 총리 자격으로 국회 본회의에 출석하고 22일 국민의당 지도부와 만난 것은 의회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야당과의 협치를 위한 행보다.

이처럼 황 대행은 국정이 표류하지 않고, 현상만이라도 유지되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질이 떨어지는 일부 국회의원들로부터 인신공격성 막말을 들으면서도 담대함을 잃지 않았다.

외교는 경제 못지않은 난제다. 예측하기 힘든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차기 대통령으로 등장한 것이 주요인이다. 그는 대만 총통과 통화하지 않는다는 관행을 37년 만에 깨고 전격적으로 통화한 데 이어 국가무역위원장에 대중(對中) 강경론자를 내정해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동북아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미국과 중국, 두 나라와 매우 가까운 우리나라로선 어느 한쪽에 서도록 선택을 강요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 G2 대립이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체제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우려스럽다.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 전투력 강화를 동시에 언급함으로써 북핵 해법이 더욱 꼬일 소지가 엿보인다. 더욱이 미국 국가무역위원장 내정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 재검토론자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다 통상문제까지 대두돼 한·미 관계마저 요동칠 조짐이다.

이처럼 한반도 주변 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으나 우리의 대응은 미흡하다. 외교 당국자들이 트럼프 당선인 측과 접촉하며 의견을 교환하는 게 전부다. 이걸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정부 수립 이후 지속돼온 한·미동맹이 손상되지 않도록 황 대행이 내년 3, 4월쯤 트럼프와의 회담을 추진하길 바란다. 내년 조기대선 때까지 정상외교 단절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고, 권한대행의 과도한 권한 행사라는 지적이 나오겠지만 야당과 협의해 볼만한 사안이라고 본다. 한·미동맹 강화는 차기 정부에 득이 되면 됐지, 해가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교 공백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차기 대통령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2004년 고건 대행체제 때보다 외교안보 상황이 너무 위중하다.

김진홍 논설실장 j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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