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공방] <85> 위기의 한류 기사의 사진
배우 유인나
지금 한류는 체감적으로도 위기다. 6개월이 넘도록 깊은 시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 7월,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전후부터였다. 중국 내 한류 스타와 콘텐츠가 원천 봉쇄당하고 있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인기 배우 유인나는 후난 위성방송 드라마 ‘상애천사천년2’에서 도중하차했다. 속내를 드러낸 반한류조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관련 발언 이후 더 거셌다. ‘한한령’의 거센 외압은 위성방송에서 지방방송과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까지 확대되고 있다. 타격이 심대하다. 이민호, 김수현 등과 함께 최근 최고의 한류 톱스타 몸값을 자랑하는 송중기도 직격탄을 피해갈 수 없었다. 사드 배치 여파로 굵직한 광고 전속 모델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중국은 자국 배우로 한류 스타 자리를 잠식해 갔다.

한류 스타들보다 더 큰 문제는 드라마, 방송 제작사들이다. SBS ‘사임당, 빛의 일기’는 이영애가 주연을 맡아 사전 제작되었다. 그룹에이트와 홍콩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가 공동 제작한 이 드라마는 아직 중국 내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모두가 발목이 잡혔다. 위기를 타계해 나갈 민간의 한류 콘텐츠 제작자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성공한 드라마 한 편의 경제 파급효과는 약 3조원에 이른다. 이 수치는 한국 제품에 대한 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한류의 봉쇄는 의류, 화장품에도 타격을 입히고 있다. 한류는 90년대 중반 드라마에서 시작돼 K팝이 가세하면서 세계적으로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한류는 경제적 수치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글을 배우고 한식을 즐기고 한국의 전통 양식에 관심을 갖게 한다. 한류의 대중문화는 우리의 인문, 사회, 과학 전반에 깊숙하게 뿌리내리게 한다는 사실을 주지해야 한다. 수십년 전 민간에서 시작된 이 한류의 거센 물결을 관료 조직은 체계적으로 보좌하지 못했다. 서로의 입맛에 맞춰 잔치를 즐기는 그들을 우리는 고통스럽게 지켜보고 있었다.

강태규(대중문화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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