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보적이면서 완성도가 높다 “이 음반은 꼭 듣자” 기사의 사진
가요계 전문가들이 2016년 주목할 만한 음반으로 꼽은 앨범들. 잠비나이의 ‘은서’, 방백의 ‘너의 손’, 조동진의 ‘나무가 되어’(왼쪽 사진부터). 각 소속사 제공

이전이미지다음이미지

연말이면 수많은 가요 시상식이 잇달아 열리지만 무대에 서는 가수들 면면은 비슷하다. 음원차트에서 선전한 가수들과 확고한 팬덤을 가진 아이돌이 출연해 상을 거머쥐고 화려한 무대를 선보인다. 하지만 이들 시상식의 수상 결과가 음악적 성취와 직결되는 건 아니다.

국민일보는 최근 라디오 PD와 작가, 음악평론가 등 가요계 전문가 다섯 명을 상대로 올해 큰 인기를 얻진 못했지만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이른바 ‘숨은 명반’을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독보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내놓은 각기 다른 뮤지션의 음반 다섯 장을 거론했다.

잠비나이 ‘은서(隱棲)’

잠비나이는 기묘한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동기생 3명이 2009년 의기투합해 팀을 만들어 이듬해 첫 음반을 내놓았는데,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잠비나이가 지난 6월 발표한 두 번째 정규 음반 ‘은서’는 국악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이끌어냈다. 김홍범 KBS 라디오 PD는 “잠비나이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국악을 가미한다고 하면 국악기를 편곡에 활용하는 수준이었다”며 “하지만 이들은 국악과 양악을 완벽하게 하나로 섞어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었다”고 호평했다.

방백 ‘너의 손’

음악평론가 김작가는 “올해가 지나도, 내년이 지나더라도 우리는 오랫동안 이 앨범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격찬했다. “주름진 삶의 디테일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 “꿈틀대는 풍경 같은 음악” “특정한 시류와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 고수들의 사려 깊은 팝”이라고도 했다.

방백은 음악계 숨은 실력자로 꼽히는 방준석 백현진이 구성한 팀이다. 백현진의 처연한 음색에 실린 진솔한 노래들을 듣고 있노라면 어느 순간 이들의 전하는 위로의 온기를 느끼게 된다. 윤석철 서영도 신석철 고상지 등 내로라하는 연주자들이 힘을 보탠 앨범이기도 하다.

조동진 ‘나무가 되어’

조동진이 20년 만에 새 음반을 내놓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건 지난 10월이었다. 온라인을 통해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빨리, 또 그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을 줄 몰랐어. 기타를 집어넣는 데 10년, 다시 꺼내는 데 10년이 걸린 셈이네.”

앨범에는 조동진의 깊은 사색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는 노래 10곡이 실렸다.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 작가 배순탁은 그의 음반을 언급하면서 안타까움을 전했다. “위대한 거장이 변함없이 훌륭한 작품으로 컴백했음에도 실질적으로 (이 음반이 대중에게) 호명된 순간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한국 대중음악 시장의 얄팍함을 역설적으로 증명한 사례 아닐까.”

화지 ‘지쏘(Zissou)’

2014년 음반 ‘잇(EAT)’으로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랩·힙합 음반 부문을 수상한 화지. 그가 올해 초 내놓은 2집 ‘지쏘’는 냉소와 허무를 통해 깊은 울림을 선사한 수작이었다. 음원 사이트 앨범 소개 코너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걸작을 보유한 래퍼 화지, 그가 들려주는 21세기 히피에 관한 이야기.’

음악웹진 ‘리드머’ 편집장인 강일권은 “화지는 두 번째 음반에서도 여전한 ‘클래스’를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이어 “지쏘는 ‘헬조선’에서 지치지 않고 살아가는 방식을 21세기 히피의 시선으로 노래한 음반이었다”며 “한국힙합의 한 차원 높은 수준을 체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카 더 가든 ‘김미 러브(Gimme Love)’

카 더 가든은 ‘메이슨 더 소울’이라는 이름으로 인지도를 쌓은 뮤지션 차정원이 내건 새로운 활동명이다. 그동안 혁오 빈지노 로꼬 등과의 협업을 통해 이름을 알렸고, 지난 5월에는 ‘리틀 바이 리틀(LITTLE BY LITTLE)’ ‘너의 그늘’ 등이 담긴 싱글 음반으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카 더 가든의 싱글 음반 ‘김미 러브’를 ‘숨은 명반’으로 꼽은 인물은 음악평론가 강태규였다. 그는 “카 더 가든은 메이슨 더 소울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을 때부터 흥미롭고 세련된 음악을 선보였다”며 “특히 올해 내놓은 ‘김미 러브’ 등은 그의 앞으로의 음악 행보를 기대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