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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윤경숙 <4> “아이가 달라졌어요” 교사·부모가 문제아들 맡겨

자격증 따고 성취감 맛보게 지도·관리… 수원 학원까지 목동·부평서 찾아와

[역경의 열매] 윤경숙 <4> “아이가 달라졌어요” 교사·부모가 문제아들 맡겨 기사의 사진
수원 동양매직요리학원 시절 교직원과 함께한 윤경숙 권사(왼쪽 네 번째).
나는 1999년 수원지역에서 동양매직프랜차이즈인 동양매직요리학원을 동업으로 시작했다. 파트너는 현 한국조리사관전문학교 문숙정 본부장이다. 그는 동양매직 일산요리학원장으로, 나는 서울 구로 애경백화점내 요리학원장으로 일했다. 문 본부장이나 나나 당시 잘 나갔다. 그러나 동양매직 일산요리학원은 건물 주인이 자체사업을 한다고 해 문을 닫았고, 나는 내가 일한만큼 인정을 못 받는 것이 싫어 사표를 냈다. 이후 의기투합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다. 처음 1년간은 동양매직 요리학원프랜차이즈, 이후 동양요리학원, 한국조리사관전문학교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면서 매사에 같이 기도하고 같이 의논해왔다. 나는 강한 아빠 역할을, 문 본부장은 부드럽고 세심한 엄마 역할을 한다.

학원은 아주 잘됐다. 오픈한지 1년 정도 지났을 땐 자리가 모자랄 정도였다. 그때는 231㎡(70평) 정도 됐다. 그래서 유치원 건물이었던 2644㎡(800평) 정도로 이전했다. 이전한 후에도 학원은 잘됐다.

이유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우리 학원에 보냈기 때문이다. 문제아였던 아이들이 우리 학원을 다니면서 달라지더라는 것이다. 아무 생각 없던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면서 눈빛이 살아나더라는 것이다.

우리 학원에는 소위 문제아들이 많았다. 성적은 반에서 꼴찌인 아이들,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었던 아이들이었다. 그런 아이들이 학원에서 자격증도 따고 요리로 대통령상을 받았다. 무엇보다 아이들 스스로가 놀랐다. 아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했고 희망을 갖게 됐다. 선생님들은 성적이 꼴찌인 아이들에게 공부가 안되면 학원가서 요리 자격증을 따라, 사람 돼서 오라고 보냈다. 멀리 서울 목동, 인천 부평에서도 왔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자동차로 태워다 줬다.

아이들을 공부시키는 비법도 있었다. 우린 아이들이 조리자격증 필기시험에 떨어지면 복도에 사진을 붙여놓는다. 2번 이상 떨어지면 아예 현수막을 만들어 학원입구에 걸었다. 자존심을 좀 건드린 것이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필기시험에 합격하자마자 교무실에 와서 사진 떼어달라고 하는 아이들, 현수막 떼어달라고 목에 힘주는 아이들이 있었다.

한 번은 학교 선생님이 학원을 방문했다. 도대체 학원에서 어떻게 가르치기에 학생이 달라졌는지 궁금해서 온 것이다. 이 선생님은 복도에 있는 불합격자 사진을 보고 “이거 아주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이런 방법 덕분에 여기 오면 무조건 필기시험에 합격한다는 소문이 났다. 처음으로 필기시험에 합격해 칭찬을 받고 자신감이 생긴 아이들은 실기시험 준비도 열심히 했다. 요리와 관련해서는 철저하게 훈련시켰다.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도마에, 그릇에 무엇인가 더러운 것이 묻어 있으면 그것에 담긴 음식을 무조건 먹였다.

깨끗하지 않은 요리는 소비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가르쳤다. 아이들은 나를 무서워했다. 또 요리를 하다가 잘못을 하면 슬리퍼 등으로 때렸다. 물론 애정을 담아 장난처럼 때린 것이다. 아이들 사이에서는 자신에 대한 이사장의 애정 척도를 ‘얼마나 큰 것으로 맞았느냐’로 결정했다. 아이들은 학교는 안가도 요리학원에는 왔다. “학생이 결석했는데 혹시 학원에 있느냐”며 전화가 오곤 했는데 우리 아이들은 학원 오는 것은 거의 빼먹지 않았다.

정리=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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