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주원] 한국경제 희망은 있다 기사의 사진
2016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정말 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이 어울리는 한 해였다. 경제적 측면으로만 한정해 보면 위기라고 불릴 정도로 소비와 투자가 살아나지 못했다. 수출도 세계경제의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거의 2년 동안 감소세를 지속하며 더 이상 경제 성장을 견인하지 못했다. 특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의 발목을 잡으면서 불황의 골은 더욱 깊어져만 갔다. 대부분의 경제주체들이 현재의 어려운 상황에 모든 신경이 집중되어 바로 내일 벌어질 일에 대해서조차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한 발짝 떨어져 생각해본다면 지금의 어려움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제는 마음을 고쳐 잡고 2017년을 생각해야 하고 한국경제의 중장기 방향성을 모색해야 할 때다.

그런데 장담하건대 한국경제가 절대 이대로 멈추어 서지는 않는다. 우리에게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좋은 날이 곧 올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토대인 우리 사회와 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주체인 우리 기업, 근로자들에게서 희망을 보았기 때문이다. 우선 한국사회는 건강하다. 최근의 선진국 정치사에서 국민들이 대규모로 평화 시위를 하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정권이 교체되는 경우를 의외로 찾기 쉽지 않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사회 내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정치에 무관심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국사회의 모습은 대단히 건강하다. 국민들이 자신의 삶과 사회 이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는 사회의 자정 능력이 뛰어나다는 말이다. 결국은 이러한 힘이 경제의 현안들을 해결하고 경제를 올바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둘째, 한국경제 성장의 원천은 여전히 열정과 역동성이다. 어둠이 걷히지 않는 새벽 출근길에 그 많은 사람이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직장으로 향한다. 대도시 도로는 마비되어 걸어가는 것이 더 빠를 정도다. 퇴근시간이 지나 밤늦은 시간이 되어도 사무실과 공장의 불은 꺼질 줄 모른다. 그래서 한국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은 선진국 그룹인 OECD 국가들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을 정도이며 사회문제로 지적되기까지 한다. 어찌되었건 우리의 이러한 열정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기가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아무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정부도 기업도 근로자들도 모두 경제를 걱정한다. 한국경제는 아직은 선진국이 아니며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IMF 통계를 보면 2016년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의 국민소득 수준(1인당 GDP)은 약 2만8000달러로 세계 190여개국 중 29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제 규모(GDP)는 약 1조4000억 달러로 11위권에 해당된다. 이 정도면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아무도 만족스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더 나아가고 싶어한다.

한국경제는 건강한 사회가 떠받치고 있다. 한국경제는 열정과 역동적인 국민들이 이끌어가고 있다. 그리고 한국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러하다면 한국경제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데 충분하지 않을까? 비록 최근 많은 어려움이 발앞에 놓여 있지만 한국경제가 멈추어 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당분간 주변 여건들이 크게 개선될 여지가 많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 국민과 우리 기업들 그리고 우리 사회가 무언가 전환점을 만들어낼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어둠뿐이었지만 다가오는 2017년에는 새해 첫날부터 우리의 희망을 담은 태양이 뜰 것이라고 믿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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