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10년 경험 vs 문재인, 콘크리트 지지층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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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처럼 모든 게 불확실한 대선도 없다. 일단 대선 시기가 오리무중이다. ‘벚꽃 대선’ ‘초여름 대선’ ‘폭염 대선’ 등 시나리오만 떠돈다. 26년 만에 부활한 4당 체제에서 대선 대진표가 어떻게 그려질 지도 미지수다. 대선 판도는 더욱 미궁이다. 콘크리트 지지층을 갖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보수의 희망으로 떠오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진보 진영의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김부겸 의원 등은 언제든 박차고 나올 수 있는 다크호스들이다. 보수 진영에선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권의 차기 대권후보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순위로 꼽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초유의 보수여당 분당에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 조기 대선 등 변수는 많다.

반 전 총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무는 여권 경쟁자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점이다. 외교·안보 이슈가 중시되는 상황에서 유엔 사무총장 10년 경험은 반 전 총장의 최대 강점이다.

기존 정치권 후보들과 달리 여의도 정치에 몸을 담은 적이 없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정치권 전반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탓이다.

‘친박(친박근혜) 후보’라는 꼬리표를 지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1일 “외교관료 출신의 안정적 이미지와 세계 외교무대에서 쌓은 폭넓은 인맥이 반 전 총장의 강점”이라며 “최순실 사태 이후 보수의 위기감이 높아진 국면에서 보수 지지층의 반 전 총장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여권발(發) 정계개편 구도는 반 전 총장에게 유리한 요소다. 국내 정치 기반이 약한 반 전 총장은 귀국 후 당분간 여의도 정치권 밖에 머물며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반 전 총장이 개헌 논의를 연결고리로 ‘제3지대’ 세력을 규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친박계뿐 아니라 새로 당을 만든 새누리당 비주류, 국민의당 등 여야의 러브콜을 동시에 받고 있는 상황은 반 전 총장이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야 경쟁자들의 공격 등 현실정치의 검증 칼날이 반 전 총장을 겨누고 있다. 반 전 총장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귀국 전부터 거센 검증 공세를 받고 있다. 여기에 정치권에 한 번도 몸담지 않은데다 소속 정당도 없어 확실한 방어막을 갖추지 못했다. 반 전 총장이 여러 의혹을 정면 돌파할 만한 권력 의지를 갖고 있을지도 변수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갖췄다.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시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여권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선두그룹을 지켜왔다. 여의도 정치뿐 아니라 재선 서울시장을 지내며 행정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강점이다. 그러나 20대 총선에서 패배하며 대권후보로서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은 것이 가장 큰 약점이다. 당장 지지율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개혁보수신당(가칭) 유승민 의원은 중도층 지지를 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유 의원은 사드(THAAD) 배치 등 안보 문제는 보수를, 민생·경제 정책은 재벌개혁 등 ‘좌 클릭’을 시도하며 차별화를 시도해왔다. 박 대통령에게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히며 공천 탈락하는 등 나름의 ‘스토리’를 갖춘 것도 강점이다. 고령층과 대구·경북(TK) 지지 기반이 의외로 약하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된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개혁 성향이 최대 강점이다. 남 지사는 최순실 사태로 탈당한 뒤 친박계 인적청산 요구를 했고 새누리당 해체론을 주장했다. 연정과 수도 이전, 전시작전권 환수, 사교육 금지 등 파급력 있는 이슈를 치고 나왔다. 하지만 지지율 답보 현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권 차기 대권주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선두그룹을 유지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김부겸 의원이 자신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문 전 대표의 최대 강점은 웬만해선 무너지지 않는 ‘콘크리트 지지층’이다. 정치권에서는 대략 유권자의 20% 정도를 문 전 대표 지지층으로 본다. 문 전 대표는 친노(친노무현) 지지자 상당수를 흡수했고, 2012년 대선을 거치면서 고정 ‘팬덤’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온라인상에서도 활발히 활동하며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콘크리트 지지층은 약점으로도 작용한다. 문 전 대표는 한국갤럽의 월간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지난해 4월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아직 2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때문에 야권 내부에서도 문 전 대표의 확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 극복도 주요 과제다.

야권 분열은 문 전 대표에게 위협이자 기회다. 특히 조기대선 국면에선 다자구도가 될수록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 평가다. 그러나 여야 비주류가 ‘제3지대’에서 단일화를 이룰 경우 상당한 부침을 겪을 수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촛불 정국에서 야권 아이콘이 됐다. 한국갤럽 월간 조사에서 지난해 5월 2%에 불과했던 이 시장 지지율은 지난달 18%로 급상승했다. 특유의 ‘사이다 화법’이 탄핵 정국에서 정확히 민심을 파고든 결과다. 그러나 급속히 형성된 이 시장의 지지층은 문 전 대표의 공고한 지지층과 비교할 때 충성도가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다. 이 시장도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조정기를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당내 기반이 취약한 이 시장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려면 결국 반문 지지층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천대 비하 발언과 형수와의 욕설 다툼 등 과거 발언도 본격 대선국면에서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의 강점은 ‘3당 체제’ 구축이다. 국민의당은 지난해 4·13 총선에서 호남을 석권했다.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26.74%의 정당 득표율로 민주당(25.54%)을 이겼다. 안 전 대표가 2017년 대선에서 다자구도도 불사하며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다. 문제는 총선 이후 ‘리베이트 파동’ 등을 거치며 한 자릿수까지 하락한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안 전 대표는 최근 2018년 개헌을 주장하며 개헌파와 적극적 연대 움직임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보수진영 연대설’ 등으로 제3지대 움직임도 아직 제자리걸음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지방자치단체장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박 시장은 시민사회 세력을, 안 지사는 친노 진영을 문 전 대표와 공유하고 있어 자신만의 지지층 확보가 쉽지 않다. 문 전 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당내 기반도 이들의 대권가도에 걸림돌이다. 박 시장과 안 지사, 민주당 김부겸 의원 등 당내 후발주자들은 사실상 문 전 대표가 경선에서 독주할 경우 기회를 얻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정계 복귀와 동시에 민주당을 떠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역시 정계개편이 실패할 경우 동력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

글=김경택 최승욱 기자, 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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