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미러클’ 못 넘을 산 없다 기사의 사진
1997년 12월 3일은 대한민국 ‘경제국치의 날’이다. 이날 우리는 외화 유동성 부족이라는 위기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1996년 7.2%에 이르렀던 경제성장률은 1998년 -5.7%로 수직 낙하했다. ‘한국이 망했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하지만 구제금융 신청 2년 만인 1999년 10.7% 성장률을 거두며 화려한 부활을 세계에 알렸다.

2007년 5.1%였던 경제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후 2009년 0.3%로 추락하며 ‘마이너스 성장’의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우리는 2010년 6.3% 경제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며 위기 극복의 역사에 한 페이지를 추가했다.

두 차례나 국가적 경제위기를 이겨낸 배경에는 우리 국민의 ‘나라를 살려야 한다’는 의지와 셀 수 없는 희생이 깔려 있다. 또한 ‘그 이상의 무엇’이 우리에게 있었다.

최근 대내외 경제 악재가 동시다발로 터지면서 ‘퍼펙트 스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상황에서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전직 고위 관료들이 해법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육성으로 듣는 경제기적 편찬위원회’가 발간한 ‘코리안 미러클4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어’라는 책을 통해서다.

진념 전 기획예산처 장관·재정경제부 장관은 소통과 집중의 리더십을 강조한다. 진 전 장관은 “외환위기 때는 아주 간명하고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보냈다”며 “그래서 국민들의 역량을 모아갔다”고 회고했다. 그는 “그런데 지금은 담론만 있고 구체적 실천 계획이 없다”며 “자꾸 일을 벌이지 말고 해야 할 일을 집중적으로 선정해 공략하고 거기에서 성과를 내보이는 것에 국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헌재 전 금융감독위원장·재정경제부 장관은 공직자의 책임 있는 자세를 주문했다. 이 전 장관은 “위기를 관리하고 국가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서 늘 기대하는 대로 효과를 거둔다는 보장은 없다”며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문제 해결책을 찾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발굴도 필요한 힘든 시기에 놓여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정치적 불안정성 때문에 어느 때보다 경제 컨트롤타워의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1일 “경제 컨트롤타워와 국민 간 안정된 소통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 수단을 통해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현재는 과도기 정부 시기라고 할 수 있다”면서 “경제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기 위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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