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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의 열매] 윤경숙 <9> 케냐 마사이족 청년 초청해 제과제빵 기술 전수

아프리카 단기선교에 한계 느낄 때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대로 이뤄져

[역경의 열매] 윤경숙 <9> 케냐 마사이족 청년 초청해 제과제빵 기술 전수 기사의 사진
한국조리사관학교 윤경숙 이사장(왼쪽)이 마사이족 청년 안토니, 박태일 교수와 함께 이사장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2012년 2월, 우리 사관학교의 재정상태가 어려워 하나님께 눈물로 기도할 때였다. 나는 콩고에서 열린 아프리카 기독교대학 콘퍼런스에 초청받아 참석했다. 우리도 도움이 절실한 상황인데, 콩고 르완다 세네갈 등 많은 기독교 대학 총장님들은 제대로 된 교육기회를 갖지 못한 자국민들을 위해 기술교육을 하고 싶다며 우리에게 도와달라고 하셨다. 그 자리에서 나는 오히려 ‘저 좀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하고 싶었다.

행사가 열린 대학교의 총장님이 나를 학교 구내식당으로 안내했다. 파리 떼로 가득했다. 상하수도가 없어 직원들은 오염된 물로 채소를 씻고 그 물로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새까만 행주로 도마를 쓱 닦고 또 일을 하는데 기겁할 정도였다. 마음이 아팠다. ‘하나님, 저도 어렵지만 이들은 더 어렵네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요?’라고 묻게 되었다.

우리 학교에 돈은 많지 않지만 인적 자원은 풍부하다. 나는 우리의 인적자원을 활용하고 후원단체와 연결해 현지에 직업학교와 빵 공장을 세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관학교 교수진을 파견해 기술을 가르치고 빵을 생산해 현지에 공급하자는 것이다. 한 지역에서 이를 성공시킨 후 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같은 사역을 하면 나라 전반에 상당한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우리는 단기선교를 통해 현지에 제과제빵 기술을 전수해 주고 온다. 그러나 늘 시간이 부족하다. 2∼3주 동안 가르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현지인을 데려다가 제대로 가르쳤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 바람은 현실이 됐다. 사관학교는 지난해 9월말 케냐의 마사이족 안토니(23)를 데려와 제과제빵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서울 임마누엘교회(김정국 목사)가 체류비 및 교육에 필요한 재료비 일부를, 우리 조리사관학교가 교육비용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안토니는 지난여름 방학 때 케냐에서 알게 됐다. 안찬호·김정희 케냐 선교사의 요청으로 박태일·김영복 교수가 현지에서 2주 동안 제과제빵 기술을 전수했는데 거기서 만났다.

안토니는 3개월여 전문교육을 마친 후 돌아가 ‘안토니 베이커리’를 세울 계획이다. 그곳에서 한국에서 배운 제과제빵 기술을 나누고, 마사이 부족을 포함해 케냐 자국민들에게 영양 많은 빵을 공급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

안토니를 만나고 데려오는 과정에서 ‘예비하시는 하나님’도 경험했다. 제과제빵 기술을 가르치려면 설비가 필요하다. 최소한 오븐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케냐에서 오븐을 쉽게 구할 리가 없었다. 우리 교수 2명이 비행기를 타기 전까지도 구할 수 없었다.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도착 당일, 케냐에 베이커리를 내려다 만 한국인 한 분과 연결됐다. 그분은 제과제빵 기계들을 창고에 잘 보관하고 있었다. 할렐루야.

또 하나님은 안토니를 예비해주셨다. 안토니는 케냐의 한 조리학교에서 조리를 배우는 중이었다. 마사이족 사람들은 “마사이 전사가 앞치마를 두르고 무슨 조리를 하느냐”며 크게 반대했었다. 조리기술을 배운 안토니가 있었기 때문에 케냐에 제과제빵 기술을 전수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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