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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주대준] 대통령 경호실장도 인사청문을

“최순실 사태로 드러난 제왕적 경호실장…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한 임무수행 필수”

[시사풍향계-주대준] 대통령 경호실장도 인사청문을 기사의 사진
이른바 대통령 비선실세들이 출입기록도 남기지 않고 청와대를 제집처럼 드나든 사실이 밝혀져 대통령 경호실이 공분을 사고 있다. 게다가 경호실장은 국회 국정조사에 출석하지 않았고 국정조사특위 위원들의 경호실 현장조사도 허락하지 않았다. 급기야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대통령 경호실, 경호실장 제도 폐지법을 발의했다. 대통령 경호실을 없애고, 경찰청에 경호국을 신설해 대통령 경호 업무를 담당토록 하자는 주장이다.

1963년 설립된 대통령 경호실은 군사정권 시절 무소불위의 제왕적 경호실로 지탄을 받아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부터 이명박 대통령까지 지난 20년 동안 경호실은 과학적이고 전문화된 경호시스템을 발전시켜 글로벌 경호전문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핵안보정상회의 등 30여개국 이상 정상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회의가 열렸을 때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시간관리와 첨단기술을 적용한 우수한 경호시스템을 검증받은 바 있다. 또한 격년제로 열리는 국제경호관계자회의(APPS)에서 우리나라 경호시스템이 국제 경호표준으로 선정됐고, 현재 50여개국에서 우리나라 경호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중동 및 동남아 국가에서는 10여년 전부터 왕실 및 대통령 경호원을 우리나라 경호실에 몇 개월씩 파견해 전문교육을 받고 있다.

민주화 이후 문민정부 대통령 경호실장들이 엄격한 경호규칙을 적용한 게 차곡차곡 쌓여 세계가 부러워하는 조직으로 성장하는 주요한 동력이 됐다. 김영삼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은 경호실 출신을 한 차례씩 경호실장으로 임명했다. 경호차장은 이명박 대통령 때까지 경호실 내부 승진으로 발탁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육군참모총장 출신을 경호실장에, 경찰청 차장 출신을 경호차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의외의 발탁이었다.

남북 분단 상황을 고려할 때 현행과 같은 독립조직의 대통령 경호실 유지가 필요하다. 대통령 경호실이 경찰청 등의 산하 조직으로 흡수되면 엄청난 국가적 비극을 초래할 수도 있다. 경찰청 등 다른 기관이 대통령 경호 업무를 맡을 경우 기밀 및 보안 준수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또 대통령 경호업무 특성상 국방부를 비롯해 10여개 정부기관의 협조와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경찰이 대통령 경호를 담당한다면 예상하지 못한 많은 문제점이 노출될 소지가 있다.

대통령 경호실을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 방안이 있다. 경호실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에 두고, 추천된 후보를 국회 인사청문 대상에 포함시켜 자질 검증과 적격성 여부를 평가한 뒤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경호실장이 경호규칙을 위반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경호실은 현직 대통령뿐 아니라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이 다른 전직 대통령, 방한하는 국빈 등도 경호해야 하기 때문에 정치적 중립성이 매우 요구된다. 국회가 요구하면 반드시 국회에 출석토록 법에 명문화할 경우 경호실장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한 임무 수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행처럼 대통령 임의대로 경호실장을 임명하고 해임하는 한 대통령이 경호규칙을 위반해도 경호실장이 견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경호실장 역시 감찰하거나 견제할 제도가 없어 경호실장 개인 자질에 따라서는 대통령 한 사람만 의식하는 무소불위의 제왕적 경호실장이 될 수 있다. 그 결과가 어떤지는 최순실 사태가 잘 보여주고 있다. 이를 미연에 막기 위해서도 총리 산하의 추천위원회와 국회 인사청문회 절차가 필요하다.

주대준 전 대통령경호실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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