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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거연령 18세로 낮출 때 됐다

사회환경 변화로 유권자 소양 갖춰 선거법 개정되면 대선의 변수될 듯… 여야, 정략적으로 접근하지 말아야

정치권에서 만 19세 이상인 현행 선거권자 연령을 만 18세 이상으로 낮추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원내 1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선거 연령 하향 조정 방침을 밝힌 데 이어 4일 개혁보수신당(가칭)이 가세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찬성 입장이며 새누리당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을 찾아가 요청하기도 했다. 여야가 합의하면 선거법 개정안은 1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이리 되면 2005년 20세에서 19세로 연령이 조정된 지 12년 만에 한 살 더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한국사회의 환경 변화와 청소년의 정치의식 성숙도로 봤을 때 선거 연령을 하향하는 게 타당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내면서 “18세에 도달한 청소년은 이미 독자적인 신념과 정치적 판단에 기초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과 소양을 갖췄다”고 밝혔다. 정치·사회의 민주화, 교육 수준 향상 및 인터넷 등 대중매체를 이용한 정보 교류가 활발해진 점 등으로 인해 18세면 참정권을 행사할 만한 자격을 갖췄다는 것이다.

국회 정치발전특위와 한국정치학회 주최 토론회에서도 빠르게 고령화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젊은 세대의 정치적 의견들이 미래의 정책 결정에 더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선관위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우리만 선거권 연령 하한이 19세이며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은 모두 18세 이하다.

이 같은 여러 의견을 종합하면 한국의 18세 청소년들은 유권자로서의 역량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세계적 추세를 감안하면 선거 연령 하향 조정은 때늦은 감마저 있다.

그러나 여야가 명심해야 할 대목이 있다. 선거 연령 하향 문제를 정치적 이해득실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9세에서 18세로 한 살이 낮아지면 60여만명이 신규 유권자로 편입된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인용할 경우 이들은 조기에 치러지는 19대 대통령 선거부터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대선이 접전으로 흐른다면 당락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수 있는 숫자다.

표만 된다면 온갖 감언이설을 해 온 정치권이 생애 처음으로 참정권을 갖게 될 ‘18세 표심’마저 오염시킬까 우려되는 이유다. 젊은 세대를 잡겠다며 지키지도 못할 공약을 내놔서도 안 되며, 선거전의 선봉에 세워서도 안 된다. 새내기 유권자가 될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정치를 보여주기 위해선 여야 모두 각성해야 한다. 아울러 선거 연령 하향 조정뿐만 아니라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강화하고 선거운동을 확대하는 방안 등도 검토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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