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번듯한 직장 내려놓고 반듯한 복음 전합니다

청년 선교 위한 출판사 ‘인크라이스트’ 세운 송민아·홍성아·김윤선씨

[예수청년] 번듯한 직장 내려놓고 반듯한 복음 전합니다 기사의 사진
출판사 ‘인크라이스트’의 창립 멤버인 세 청년이 3일 경기도 용인 수지구 아름다운우리교회에 마련된 사무실에서 출판 기획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윤선 송민아 홍성아씨. 용인=김보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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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 수지구 죽전로의 한 사무실. 두 평(약 6㎡) 남짓한 공간에 책상 두 개, 노트북 세 대와 몇 권의 책이 더해진 단출한 구성은 취업준비생들의 스터디룸을 연상케 했다. 클립으로 벽에 고정해 둔 출판계획서와 종목란에 '출판'이라고 명시된 사업자등록증이 이곳이 출판사 사무실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아담한 공간에선 자매처럼 닮은 모습의 세 여성이 노트북 화면을 응시하며 진지하게 회의를 하고 있었다.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란 구절이 들어가는 페이지엔 오른쪽 공간에 물방울 이미지가 표현되면 좋을 것 같아.” “오케이, 그럼 독자들이 필사할 때 방해가 되지 않도록 투명도를 높이고 하단에 배치해 볼까.”

지난 3일 만난 세 사람은 지난해 7월 설립된 출판사 ‘인크라이스트(Inchrist)’의 창립 멤버다. 출판사 창립 전까지 이들은 서로 다른 분야의 평범한 직장인들이었다. 송민아(35)씨는 외국계 기업과 제약회사에서 8년 동안 근무한 재무·회계 전문가. 동갑내기 홍성아씨는 잡지사와 출판사를 두루 거친 기자, 김윤선(32)씨는 영화 예고편 제작 경력을 가진 디자이너 출신이다. 전공 분야와 경력, 사는 곳, 성격까지 제각각인 이들의 공통분모는 크리스천 직장인으로 사는 동안 느껴왔던 매너리즘이었다.

송씨는 “야근할 때마다 이 시간에 여기서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만 맴돌았다”고 회사생활을 회고했다. 홍씨도 “써야하는 기사 때문에 쓰고 싶은 기사는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보람도 열정도 사라져갔다”고 덧붙였다. 다행히 공통분모에 매너리즘만 가득하진 않았다. 그 안엔 ‘이 시대 청년들을 향한 선교’란 소명과 기도가 녹아있었다. 처음 불을 댕긴 건 송씨였다.

“1년여 고민 끝에 지난해 9월 퇴사를 결심했어요. 하지만 퇴사 후에도 ‘청년 선교’란 커다란 짐만 머리에 진 채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좀처럼 결정하지 못했죠. 6개월 동안 혼자만의 고민으로 가슴만 부여잡고 있을 때 문득 ‘일단 함께 할 사람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얼마 지나지 않아 기적처럼 두 친구가 떠올랐어요.”

송씨는 경기도 용인 아름다운우리교회(이동훈 목사) 청년부에서 함께 활동하던 홍씨와 김씨에게 ‘청년 선교를 위한 출판사 설립’이란 계획을 조심스럽게 제안했다. 간절한 기도의 응답이었을까. 직장인으로서 송씨와 같은 고민을 해오던 두 사람은 해답을 찾지 못하던 시기에 불쑥 찾아온 제안에 놀라면서도 반가워했다. 때마침 김씨는 지난해 10월 퇴사한 상태였고, 홍씨는 두 아이의 양육과 녹록지 않은 프리랜서 기자생활을 병행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공통의 기도제목, 적절한 시기, 필요한 직무까지 조합이 맞춰지자 목표를 향한 퍼즐이 빠른 속도로 맞춰졌다. 같은 교회에서 청년 시절을 보낸 경험은 선교에 대한 공감대와 출판사가 추구해나갈 방향의 토대가 됐다. ‘인크라이스트’는 아름다운우리교회의 수요예배 이름인 ‘인 크라이스트 워십(In christ worship)’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지금의 사무실 공간도 교회가 워십 댄스, 찬양 연주와 녹음, 스킷 드라마 등 선교를 준비하는 공간의 일부다. 교회가 문화 선교를 준비하던 공간에 문서 선교를 위한 특별 프로젝트팀이 가세한 셈이다.

지난 7월 출판사로 공식 등록된 지 5개월여 만인 지난달 5일. ‘청년 선교’란 꿈을 향해 거침없이 도전한 세 청년은 첫 열매로 시편 묵상 필사집 ‘사랑으로 이겨내라’를 출간했다. 홍씨는 “‘아픈 것이 청춘’이라 체념하며 힘들어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에게 ‘사랑을 통한 이겨냄’이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독자가 함께 책을 만들어가는 필사집의 특성이 말씀을 통한 힐링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연분홍빛 바탕에 붉은색 꽃잎이 물들어가는 형상을 책표지로 디자인한 김씨는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독자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전해질 수 있도록 행복한 고민을 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두 평짜리 사무실에서 영글어가는 청년들의, 청년들을 위한 꿈을 응원하며 ‘인크라이스트’의 최종 목표를 물었다. “청년을 넘어 다음세대에게 빛과 소금이 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소로 우뚝 서고 싶어요. 그리고 그에 앞서 빠른 시일 내에 사무실을 얻어 목사님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이사를 하고 싶네요(웃음).”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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