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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포커스] 野 의원들 방중 ‘소모적 논쟁’… 中만 웃는다

中 ‘한한령’ 속 정치권 논쟁만 치열… 유승민 “걱정스러운 매국행위”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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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정치권과 정부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은 한한령(限韓令·한류금지령)에 이어 보복 수위를 높이며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정치권은 야당 의원들의 중국 방문 때마다 소모적인 정쟁을 되풀이하고 있다. ‘정치와 경제는 별개’라던 정부는 중국의 강경 대응에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치권과 정부가 따로 움직인다는 비판도 피하기 힘들게 됐다.

정치권은 5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의 왕이 중국 외교부장 면담에 따른 소모적 논쟁으로 하루 종일 시끄러웠다. 개혁보수신당 유승민 의원은 “매우 걱정스러운 매국적 행위”라며 “이런 세력에 국가안보를 맡기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한 나라의 국가안보 문제를 돈과 흥정하는 어처구니없는 굴욕외교”라며 분당 이후 모처럼 한목소리를 냈다. 반면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왕 부장이 김장수 주중 대사를 안 만나줘 야당이 김 대사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고 있다. 잘한다고는 못할망정 사대주의라고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면담에 참석했던 정재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일행은 중국에 ‘사드 반대’를 한 차례도 거론하지 않았다”며 “주야장천 ‘사드 찬성’만 주장하는 유 의원은 록히드마틴사의 에이전트인가”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중국의 “사드 가속화 중단 요구”에도 예정대로 배치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주권적으로 판단하고 주권적으로 결정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도 지난해 7월 사드 배치 발표 이후 처음으로 추궈훙(사진) 주한 중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추가 조치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 내에서 필요한 검토를 분명히 하고 있다”며 “정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꺼낼 수 있는 대책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은 “중국이 쓸 수 있는 카드 10장이 있다면, 중국은 아직 2장도 안 썼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그런데도 대응책을 찾지 못하고 공식 채널은 거의 단절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가 취할 대응 조치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카드를 꺼냈을 때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단절된 대화 루트를 회복하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주당 의원단의 방문에도 중국은 사드 반대라는 기존 입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집권 새누리당이 사드를 고집부리면 한국과의 관계 개선은 힘들다”면서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길은 사드 철회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연구원 측 관계자들도 의원단을 만나 “시진핑 국가주석이 3번이나 강하게 사드는 안 된다고 얘기했기 때문에 중국의 입장이 달라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김현길 조성은 정건희 기자,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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