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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언 이용식 “아빠 담배 끊게 해달라는 딸 기도 들어주셨어요”

코미디언 이용식 “아빠 담배 끊게 해달라는 딸 기도 들어주셨어요” 기사의 사진
코미디언 이용식 집사가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손가락으로 하트모양을 그리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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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받고 있지요…♩♪.”

코미디언 ‘뽀식이’ 이용식(65·서울 예능교회) 안수집사의 휴대전화에서 감미로운 축복송이 흘러나왔다.

이 집사는 40대 중반 심근경색으로 쓰러졌었다.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건강을 되찾은 것에 감사해 축복송을 즐겨 부르다가 컬러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중절모를 눌러쓴 그의 얼굴을 보며 세월이 참 빠르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의 재치 있는 입담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그가 말을 꺼낼 때마다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이 집사는 “어릴 때부터 부모를 따라 신앙생활을 했고 지금은 주일날 안내봉사를 하며 열심히 교회를 섬기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최근 기독문화선교회(대표 서정형)와 함께 간증집회를 다니고 있는 그는 “돌이켜보니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간증했다.

그는 “기도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며 “기도하는 동안 세상시름 잊으니 좋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으니 감사하고 행복할 뿐”이라고 했다.

그는 1971년 라이브 카페, 레스토랑 등에서 통기타 가수로 데뷔했다. 이듬해 뮤지컬배우로도 활동했다. 이어 75년 MBC 개그콘테스트로 정식 데뷔했다.

“웃기는 말을 잘하는 제 끼를 눈여겨본 아는 형님의 권유에 원서를 냈는데 덜컥 합격했어요. 당시 1700여명이 응시했고요. 국내 방송사상 처음 열린 개그콘테스트였지요. 공채 1기 코미디언인 셈이지요.”

그의 최고 출연작은 ‘뽀뽀뽀’다. 지금도 많은 사람에게 ‘뽀식이 아저씨’로 기억될 만큼 한 시대를 풍미했다. 또 가족오락관, 연예가중계, TV는 사랑을 싣고, 세바퀴 등에서 특유의 입담을 발휘해 인기를 얻었다. 최근 종편 건강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에 출연하고 있다.

“당시 ‘뽀뽀뽀’ 인기는 지금 ‘뽀로로’와 맞먹을 정도로 대단했지요. 이름 한 자씩을 따 저(이용식)는 ‘뽀식이’, 김병조씨는 ‘뽀병이’, 왕영은·고 길은정씨는 ‘뽀미언니’로 불렸습니다. 어린이뿐 아니라 이 프로그램을 보고 출근하는 직장인도 많았어요.”

그는 심근경색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사실도 들려줬다.

20년 전, 그는 아버지를 심근경색으로 떠나보내고 보름 뒤 같은 증세로 병원에 실려 갔다고 했다. 그는 “샤워를 하는데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생겼다”며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고 제대로 숨쉬지 못했다. ‘아, 이게 심근경색이구’나 직감했다”고 했다.

급하게 병원을 찾았고 수술실에 들어가며 “‘제발 우리 딸 수민이가 커서 결혼식에서 신랑 손잡고 들어갈 때까지만 더 살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사연을 털어놨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잘못한 일은 흡연이라 했다. 그리고 가장 잘한 일은 금연이라고 했다. 지병인 심근경색의 주된 원인이 30년간 즐겨 피운 담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날도 병원 정기검진을 받고 왔다는 그는 “수술을 하고도 끊지 못한 담배를 가족들이 끊게 해주었다. 딸 수민이 기도 덕분”이라고 말했다.

“가족들 기도 덕분에 나았다면 거짓말처럼 들리시겠죠. 기도의 힘은 놀랍습니다. 딸이 중학생 때 이스라엘에 가서 통곡의 벽 사이에 기도문을 넣고 왔는데 ‘아빠 담배 끊게 해 주세요’라고 적었다고 하더군요. 이후 신기하게 담배냄새가 역겨워졌어요. 이젠 담배 생각도 안 나네요. 할렐루야.”

이 집사는 올해 ‘대한민국 희극인의 날’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제1회 행사는 2009년 10월 경기도 성남시 성남종합운동장에서 600여명의 희극인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어떤 코미디언으로 남길 바라는지 묻자, 그는 묘비에 “아 좀 더 웃길 수 있었는데”라고 쓰겠다며 환히 웃었다. 그는 “후배에게 이런 덕담을 해주곤 한다. ‘하다가 안 되면 말지’라는 생각을 갖지 말라. 길게 살자. 인기에 연연하지 말고, 코미디는 즐기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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