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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대통령 측 ‘지연전략’ 비판 거세질 듯… 최순실, 헌재에 불출석사유서 팩스로 제출

崔, 형사재판 준비 이유 들어 증인들 출석 늦추거나 회피 전략… 10일 공개변론서 강제구인 결정

국정농단의 장본인 최순실(61)씨가 10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제3차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9일 헌법재판소에 전했다. 헌재에 따르면 최씨는 “본인과 딸 정유라(21)씨의 형사소추 사건이 있어 진술하기 어렵고, 이후 있을 본인의 형사재판을 종일 준비해야 한다”고 불출석사유서를 적어 팩스로 전송했다. 팩스의 발신처는 최씨가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였다.

정작 최씨는 같은 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 요청에는 탄핵심판 출석과 재판준비 관계로 불출석한다는 사유서를 제출했었다. 특검과 헌재 양쪽의 출석 요구를 모두 무시한 셈이다. 최씨에 대한 강제구인 여부는 10일 공개변론에서 재판부가 직접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최씨 측은 앞선 지난 5일에는 “변호인 입회를 허락해주면 탄핵심판에 출석하겠다”는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다.

최씨가 변호인 입회를 요구하고 이후 결국 불출석 의사까지 밝히면서 박 대통령 측의 지연 전략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소추위원 측은 애초 정호성-안종범-최순실 순으로 핵심 3인방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은 “검찰 수사기록 검토 결과 정 전 비서관은 공소사실에 대해 대체적으로 자백하고, 안 전 수석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은 사항에 대해서는 소상하게 진술한다”고 밝혔다. 입증 계획에도 부합하지만 무엇보다도 효율적인 재판 진행을 위한 배치라는 설명이었다.

오전 10시 정 전 비서관, 오후 2시 안 전 수석에 대한 신문은 그대로 진행되지만 오후 4시 최씨의 강제구인 여부는 미지수다. 이제까지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혀온 증인들은 공통적으로 탄핵심판의 출석을 늦추거나 피하고 있다. 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은 아예 출석요구서를 안 받고 잠적했고, 소재탐지를 요청받은 경찰도 현재까지 이들의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 측 이중환 변호사는 두 증인에 대해 “연락을 해서 출석토록 하고 싶지만, 오해를 살 여지가 있어서 연락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같은 시각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윤전추·이영선 행정관 가운데서는 윤 행정관만이 출석했다. 윤 행정관은 시종일관 박 대통령을 피청구인으로 지칭하는 등 법률적 조언을 받은 기색이 역력했다. 헌재소장을 바라보며 “이 질문에 대답을 해야 하느냐”며 되묻기도 했다. 윤 행정관은 대부분 질문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씀드릴 수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지만,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과 관련해서는 상세하게 증언했다. “언론보도가 오보”라는 이야기도 힘줘 했다.

빠른 결론을 강조하는 소추위원 측과 이에 맞서는 박 대통령 측의 태도는 다른 곳에서도 드러난다. 소추위원 측은 8일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아 대통령의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과 관련한 97쪽 분량 준비서면, 1500여쪽 분량 증거를 제출했다. 소추위원 측은 “헌재 요구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행적 자료 제출을 지연하고 있어 신속한 심판을 위해 우리가 선제적으로 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측은 삼성꿈장학재단과 서민금융진흥원을 포함, 각종 국가기관과 기업을 상대로 무더기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비단 미르·K스포츠재단뿐 아니라 과거 노무현·이명박정부에서부터 기업 모금 장려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소추위원 측은 “사실이 아닌 의견을 조회하려는 것” “재판 절차만 늦어질 뿐”이라고 반박한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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