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열전] 6개월 이상 출석해야만 정회원 자격… 카페서 예배 드리는 ‘문턱 높은 교회’

수원 살림교회

[개척교회 열전] 6개월 이상 출석해야만 정회원 자격… 카페서 예배 드리는 ‘문턱 높은 교회’ 기사의 사진
살림교회 성도들이 예배를 마친 후 음식을 나누며 교제하고 있다. 살림교회는 성도 중 한 명이 운영 중인 카페를 예배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살림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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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 살림교회 한성훈(40) 목사가 교회를 개척하게 된 계기는 조금 독특합니다. 그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산하의 전국학생신앙운동지도위원회(SFC)의 경기·인천 지역 간사였습니다. 아주대, 강남대 등에서 학생들이 신앙을 가질 수 있도록 도우며 보람을 느꼈다고 합니다.

양육 받던 이들 중 일부는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한 목사와 지속적으로 교류를 이어갔습니다. 2007년부터 그들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가까운 거리에 살며 신앙 교류를 이어가자는 제안이 나왔고 결국 한 교회로 모이기로 의기투합했습니다.

한 목사는 고신대 신대원에 진학하고 목사안수를 받아 2013년에 수원 영통구 원천동에 교회를 개척했습니다. 한 목사 가정을 포함한 네 가정과 네 명의 청년 등 총 15명으로 출발했습니다. 예배공간을 마련할 여력이 없어 성도 중 한 명이 개업한 카페에서 교회를 시작했지요. 지금도 그곳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카페에 교회 홍보용 책자를 비치해 두었더니 이를 보고 찾아와 등록한 성도들도 있습니다. 카페 손님들에게 자연스럽게 교회를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살림교회는 철저한 개혁주의 신앙을 지향합니다. 예배로의 부름, 송영, 십계명 선포, 죄의 고백, 사도신경을 통한 신앙고백, 감사 찬송, 성경봉독, 설교, 성찬, 봉헌, 축도 등의 순서에 따라 전통적인 예배를 드립니다. 예배 후에는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을 기반으로 교리교육을 진행합니다.

살림교회의 또 다른 특징은 ‘문턱이 높은 교회’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누구나 올 수 있는 곳이지만 아무나 교인이 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한 목사는 “손쉽게 교인이 되는 오늘날과 달리 초대교회에선 적어도 3년은 교육을 받으며 인정을 받아야 세례 받을 대상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살림교회는 6개월 이상 출석해야 정회원 자격을 부여합니다. 그 전에는 성찬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현재 성도는 30명 가량으로 늘었습니다.

성도가 늘면서 아쉬운 부분도 생겼습니다. 공간 부족입니다. 그는 “어른들은 카페에서 예배 드려도 문제가 없고 서로 교제하는 데 좋기도 하지만 영·유아들은 별도의 교육공간을 마련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한 목사는 개척교회의 현실이 녹록치 않지만 함께하는 이들이 있어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그는 “신앙의 뼈대를 튼튼히 세운 우리 성도들이 한국교회에 건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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